유통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와 조리 기술을 앞세워 외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칼국수와 솥밥처럼 친숙한 한식부터 조리명장과 협업한 일식 전문점, 여러 메뉴를 한곳에서 판매하는 공항 푸드코트까지 사업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기업마다 접근 방식은 다르다. 풀무원은 오랜 기간 쌓아온 생면 제조 기술을 외식 메뉴에 적용했고, 현대그린푸드는 유명 셰프의 조리법을 활용해 신규 브랜드를 선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공항 이용객을 겨냥한 푸드코트를 늘리며 외식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지난 8일 경기 파주 스타필드 운정에 칼국수 전문 브랜드 '자연은 맛있다 칼국수' 1호점을 열었다.
기존 '자연은 맛있다'의 면 요리 콘셉트를 칼국수로 확장한 브랜드다. 풀무원이 30년간 축적한 생면 제조 기술에 다양한 육수와 식재료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사계 닭칼국수, 남해 멸치 칼국수, 부추밭 황태 칼국수, 오이소박이 비빔 칼국수 등 4종이다. 닭과 멸치, 황태 등 익숙한 식재료를 활용하면서 육수마다 맛과 면의 조화를 달리했다.
일본 면 장인의 수제자인 조병주 장인이 치자를 활용해 만든 생면도 사용한다. 육수의 특성에 맞춰 면을 선택하고 식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1호점은 스타필드 운정 1층에 98.48㎡, 총 50석 규모로 마련됐다. 가족 방문객을 위해 키즈 건강닭죽과 키즈 칼국수도 판매한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앞서 지난 2일 같은 쇼핑몰에 프리미엄 솥밥 전문점 '찬장'도 열었다. 정성껏 지은 솥밥에 여러 요리를 곁들인 한식 반상 브랜드다.
한 쇼핑몰에서 칼국수와 솥밥이라는 서로 다른 한식 메뉴를 운영하며 가족 단위 고객의 외식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23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9층 식당가에 프리미엄 일식 브랜드 '가매일식'을 선보였다.
대한민국 제16대 조리명장 안유성 셰프와 협업해 개발한 브랜드다. 안 명장이 광주에서 운영하는 동명의 일식당 메뉴와 조리법을 수도권 오피스 상권에 맞춰 새롭게 구성했다.
대표 메뉴는 텐동정식, 가매초밥정식, 도미매운탕정식 등이다. 기존 일식당의 한상차림을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1인 반상 형태로 바꿨다.
안 명장과 공동 개발한 볼락구이솥밥, 장어덮밥, 카이센동 등도 판매한다. 메뉴는 약 40종으로 구성했다.
판교점은 218㎡ 규모로 60개 좌석과 개별 식사 공간 3개를 갖췄다.
현대그린푸드는 내년까지 주요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가매일식 2·3호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지역 유명 식당의 조리법과 인지도를 활용해 수도권 외식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CJ프레시웨이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외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동편에 프리미엄 푸드코트 '고메브릿지' 신규 점포를 열었다. 해당 매장은 1730.23㎡, 450석 규모로 개점 당시 인천공항 푸드코트 가운데 가장 큰 면적을 확보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인천공항에 고메브릿지 4개 점포를 구축했다. 전체 좌석은 약 1500석이다.
매장에는 한식부터 중식, 아시아 음식, 돈가스와 수제버거까지 여러 메뉴를 배치했다.
한식 코너 '자연담은한상'의 불고기 비빔밥은 인천공항공사가 선정한 '2025 인천공항 맛있는 메뉴' 대상을 받았다. 탕과 찌개를 판매하는 '육수고집', 돈가스 전문 '바삭카츠' 등도 운영한다.
최근에는 방송 콘텐츠를 활용한 메뉴 개발에도 나섰다. 지난 8월부터 tvN 예능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에 출연한 셰프들의 요리를 고메브릿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사업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등 컨세션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컨세션은 공항이나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식음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CJ프레시웨이는 공항 이용객의 국적과 취향을 고려한 메뉴 구성에 방송 콘텐츠 협업을 더해 외식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세 기업의 공통점은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외식 매장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풀무원은 생면 제조 기술을 칼국수 전문점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조리명장의 레시피를 새로운 외식 브랜드로 개발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조달과 급식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규모 공항 식음시설을 운영한다.
입점 장소도 각기 다르다. 풀무원은 가족 고객이 많은 쇼핑몰, 현대그린푸드는 직장인 수요가 있는 판교 상권, CJ프레시웨이는 국내외 여행객이 오가는 공항에 집중했다.
외식 브랜드를 늘리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임차료와 인건비, 식재료비 등 운영 비용을 관리하면서 재방문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식품업계가 새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는 가운데, 실제 매장 운영 성과와 추가 출점 여부가 향후 외식 사업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