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유명 정치깡패 이정재 계승을 내세우며 서울에서 활동한 ‘동대문파’를 폭력단체로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동대문파 조직원 14명 중 5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지난 16일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의 가입·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동대문파 조직원 14명의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모씨 등 5명은 징역 6개월∼2년 2개월의 실형을, 김모씨 등 9명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경찰이 지난 4월 이들을 송치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오직 나이순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형성하고, 선배 조직원이 후배 조직원에게 가르치는 ‘행동강령’을 공유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동대문파가 폭력행위처벌법상 ‘폭력범죄단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동대문파는 1958년생인 A를 두목으로 1950년대생부터 이 사건 피고인과 같은 1990년대 이후 출생자에 이르기까지 구성원들의 나이대가 상당히 폭넓은데 가입 시기와 관계없이 오직 나이순의 엄격한 위계질서가 형성돼 있다”며 “개인적 친분과 무관하게 나이순에 따라 순차적으로 연락 및 보고하도록 하고 선배 조직원의 연락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등 조직 차원의 효율적이고 엄격한 비상연락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판시했다.
선배 조직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체벌을 가하고, 야구방망이로 맞아야만 탈퇴가 가능한 이른바 ‘이탈정산제도’가 존재해 일단 가입하면 자유로운 탈퇴를 제한하는 점 등도 고려됐다.
폭력범죄단체임을 알면서 가입하거나 구성원으로서 조직적인 활동을 하면 개별 폭행 등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다.
이들 중 일부가 올해 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 앞에서 ‘상계동파’ 조직원들과 술을 마시던 중 ‘신당동식구파’ 조직원들과 시비가 붙자 조직원들을 집결시킨 혐의(폭력범죄단체 활동) 등도 유죄로 인정됐다.
앞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동대문파 조직원 21명, 이들과 연합한 폭력단체 ‘상계파’, ‘이태원파’, ‘이글스파’ 조직원 19명 등 총 40명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대거 검거했다.
동대문파 조직원들은 중고교 재학 시절 일명 ‘짱’으로 불렸던 학생들에게 조직 가입을 권유해 2017년부터 작년까지 총 16명을 영입해 세를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우리는 해방 이후 (동대문파 보스) 이정재 회장으로부터 내려오는 근본 있는 조직이다. 문신을 하고 다닐 거면 정식으로 생활해보라”며 조직을 홍보했다. 경찰은 개인정보 매매 및 투자리딩방 사무실을 운영하는 등 동대문파의 지하 경제사업 범행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