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보호재판에서 ‘6호 처분’을 받은 아동 절반 이상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장애, 경계선 지능 장애 등으로 인한 정신과 진료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특수욕구아동의 경우 면밀한 돌봄이 필요하지만, 보건복지부 주관 6호 처분 시설 8곳 중 7곳에는 상담지도원이 1명도 없는 실정이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대법원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8개 ‘6호 처분 위탁 시설’에 입소한 아동 750명 중 정신과 진료 이력이 있는 아동이 50.1%(376명)에 달했다. 이 중 서울 영등포구 돈보스코 청소년센터와 마자렐로 센터 등 2곳은 정신과 이력이 있는 아동의 비율이 70%를 넘겼다.
소년법에 따르면 6호 처분을 받은 아동은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복지시설이나 그 밖의 소년보호시설에 감호 위탁된다. 이번 통계는 이 중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복지시설 8곳을 대상으로 집계됐다.
주요 진단명(중복 집계)을 살펴보면 파괴적·충동조절 및 품행장애에 해당하는 아동은 72명, ADHD 등 신경발달장애를 가진 아동은 154명으로 집계됐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 양극성 및 관련 장애를 진단받은 아동은 각각 88명, 9명, 49명이다. 이외에도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8명), 수면·각성장애(1명), 기타(7명) 진단 이력이 있었다.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아동도 63명이다.
정신질환·장애가 있는 아동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맡는 시설에서는 돌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토로가 나온다.
그러나 정작 상담지도원이 상주하는 시설은 8곳 중 대전에 있는 효광원 1곳뿐이다. 임상심리상담원은 각 시설에 1명씩 종사하고 있지만 주요 담당 업무는 심리 검사, 병원 진료 연계, 약물 복용 후 상태 관찰 등이다.
6호 시설 중 하나인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의 황철현 시설장은 “교사의 수는 같은데 정신질환을 앓는 아이들의 수가 늘어나다 보니 약물 복용 지도나 정신과 약물 후유증 관찰, 정신과 내원 등 업무가 많아지고 있다”며 “정신질환을 가진 특수요구아동을 잘 교육할 수 있는 인원이 전혀 배정돼 있지 않고 예산이 없어 외부 상담사를 모셔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주 아동을 데리고 정신과에 내원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크다. 살레시오의 경우 아동 8명에 교사 2∼3명이 동행하는데, 해당 교사들은 다른 아동들의 돌봄·교육 업무도 병행한다. 황 시설장은 “장애인 시설에 촉탁의가 방문해 진료하듯, 아동보호시설에도 의사가 방문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희 의원은 “보호처분이 아이들의 회복과 건강한 사회 복귀로 이어지려면 치료와 교육이 제때 제공돼야 한다”며 “국가가 전문인력 확충 등 필요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