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세대출 지원' 악용해 25억 가로챈 총책 징역 9년

허위 임대차계약 맺은 뒤 금융기관에 청년 전세대출 신청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비를 줄여주기 위한 정부 지원 제도를 악용해 20억원대 대출금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신상렬 부장판사)는 사기와 사기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총책 A(44)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천지방법원

A씨는 2021년 1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허위 임대차 계약을 맺고 금융기관에 여러 차례 청년 전세대출을 신청해 25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은 연 소득 7천만원 이하의 무주택 청년(만 19∼34세)에게 저금리로 최대 1억원의 보증금을 대출해주는 청년 전월세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다.

A씨는 금융기관이 해당 전세대출을 실행할 때 형식적인 서류 심사만으로 대출해주는 점을 노렸다.

그는 전체적인 범행을 설계한 뒤 모집·알선책, 가짜 임대인·임차인, 자금세탁책 등으로 범행 가담자들의 역할을 나눴다.

이들은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와 같거나 높은 이른바 '깡통전세' 주택을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매수하고, 가짜 임대·임차인들을 모집해 허위 임대차 계약을 맺도록 했다.

이후 허위 전세계약서와 계약금 영수증 등 위조 서류를 대면·비대면으로 금융 기관에 제출해 대출 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 범행은 무주택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대출금을 가로챈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특정 은행과 이를 보증한 주택금융공사에 피해를 입힌 것을 넘어 제도 건전성을 훼손시켜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과정을 관리·주도했음에도 부수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 책임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체 편취금이 25억원을 넘는 거액인데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