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현기증’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킴 노박이 사후 자신의 시신을 퇴비로 전환하는 장례 절차를 준비한 사실을 공개했다. 평소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유해를 흙으로 만든 뒤 가족과 지인에게 나눠주고, 이를 활용해 나무를 심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폭스뉴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노박이 수년 전 자신의 사후 장례 절차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노박은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에 관련 계획을 처음 공개한 데 이어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노박이 선택한 방식은 ‘자연 유기 환원(Natural Organic Reduction)’이다. 시신을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유기물과 흙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매장이나 화장과는 다르다. 그는 미국 오리건주 목장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실제 절차는 워싱턴주에 있는 장례 업체 ‘어스 퓨너럴(Earth Funeral)’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노박은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나무를 통해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계속 성장하고 삶을 관찰하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어 “재가 되거나 땅속에 묻히는 것은 생각만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만들어진 퇴비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일부씩 나눠줄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퇴비를 이용해 나무나 관목을 심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나무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퇴비에 포함할 꽃으로 ‘물망초’도 직접 선택했다. 물망초의 영어 이름인 ‘포겟미낫(forget-me-not)’은 ‘나를 잊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박은 이러한 선택이 환경을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떠난 뒤에도 지구는 남아 있고, 우리는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며 “환경의 일부가 돼 계속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죽음이 두렵기보다 아름다운 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1933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노박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58년작 ‘현기증’에서 매들린과 주디 역을 맡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피크닉’,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 ‘벨, 북 앤드 캔들’ 등에도 출연했다. 1960년대 중반 할리우드를 떠난 뒤에는 그림 작업에 집중하며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