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탓 아니었다…쌀쌀해지면 식욕 부쩍 늘어나는 뜻밖의 이유

햇빛 부족·수면 변화가 식욕에 영향
끼니 거르지 말고 천천히 먹어야

날씨가 쌀쌀해지면 평소보다 식욕이 부쩍 늘었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햇빛이 줄어드는 계절에는 기분이나 수면 리듬이 달라질 수 있고, 이런 변화가 식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식욕이 달라지는 이유와 이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알아본다.

단 음식이 자꾸 당기는 식욕 변화에는 기분과 수면 상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 햇빛 부족하면 기분 가라앉고 식욕 늘 수도

내분비내과 전문의 우창윤 원장은 햇빛 부족이 기분과 식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원장은 “햇빛이 부족하면 세로토닌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분이 가라앉으면서 식욕이 늘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괜히 식욕이 올라온다면 우울감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세로토닌은 기분·수면·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호주 멜버른 베이커 심장연구소 연구진은 건강한 남성 101명의 목 정맥에서 혈액을 채취해 뇌의 세로토닌 대사와 계절·일조량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의 세로토닌 대사율은 겨울에 가장 낮았고, 밝은 햇빛이 지속된 시간이 길수록 세로토닌 생성률은 높았다. 연구진은 세로토닌 분비 변화가 계절에 따른 기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햇빛은 세로토닌 작용과 기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계절성 정서장애 환자는 기분이 가라앉거나 불안할 때 단 음식을 먹는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스위스 바젤 정신의학대학병원 연구진은 계절성 정서장애 환자 84명과 대조군 80명을 대상으로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어떤 음식을 먹는지 조사했다. 2020년 문헌고찰에 정리된 결과를 보면 우울할 때 단 음식을 먹는다고 답한 비율은 환자군이 57.1%로 대조군(13.2%)보다 높았다. 불안할 때 단 음식을 먹는다고 답한 환자군은 27.4%로 대조군(5.3%)보다 높았다.

 

◆ 아침·저녁 빛이 수면 시각 조절…잠 부족하면 식욕 커져

햇빛은 생체 시계가 낮과 밤을 구분하는 데 영향을 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산하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밤에 밝은 빛을 받으면 잠드는 시각과 기상 시각이 늦어질 수 있다. 반대로 아침 빛은 생체 시계를 앞당겨 저녁에 일찍 졸리고 아침에 일찍 깨어나도록 한다. 낮에 자연광을 충분히 쬐고 밤에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면 하루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부족은 식욕 조절 호르몬과 고열량 음식에 대한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혈중 농도는 높아지고, 포만감을 주는 렙틴의 혈중 농도는 낮아질 수 있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은 건강한 젊은 남성 12명의 수면 시간을 달리해 호르몬 수치와 식욕 변화를 비교했다. 참가자들은 하루 4시간씩 자는 조건과 하루 10시간씩 자는 조건을 각각 이틀간 따랐다.

 

하루 10시간씩 잤을 때보다 하루 4시간씩 잤을 때 참가자들의 혈중 그렐린 농도는 평균 28% 높고 렙틴 농도는 18% 낮았다. 배고픔은 24%, 식욕은 23% 커졌으며 고열량·고탄수화물 음식에 대한 식욕은 33~45% 증가했다.

 

◆ 끼니 거르지 말고 천천히…샐러드도 열량 따져야

식욕이 늘었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면 허기가 커져 다음 식사 때 과식할 수 있다.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음식을 서둘러 먹기보다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식사 속도를 늦추면 한 끼 섭취 열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국 리버풀대 등 연구진은 참가자의 식사 속도를 조절한 실험 22건을 종합해 분석했다. 빠르게 먹은 경우와 천천히 먹은 경우의 섭취 열량을 비교한 결과, 천천히 먹었을 때 한 끼 섭취 열량이 더 적었다.

식사 전 채소를 먹으면 섬유질과 수분 덕분에 포만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채소는 섬유질과 수분이 많아 식사 전에 먹으면 적은 열량으로 포만감을 채울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은 여성 42명에게 7주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연구실에서 점심을 먹게 했다. 점심 메뉴는 파스타였고, 참가자들은 파스타를 먹기 전에 샐러드를 먹거나 샐러드 없이 파스타만 먹었다. 드레싱·치즈 등을 달리해 샐러드 열량도 조절했다.

 

참가자들이 저열량 샐러드를 먼저 먹은 날에는 샐러드 없이 파스타만 먹은 날보다 한 끼 섭취 열량이 7~12% 적었다. 반면 열량이 높은 샐러드를 먼저 먹은 날에는 한 끼 섭취 열량이 8~1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