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밀려… 청년층 정규직 진입 장벽 높아져

한은 “신입 초급 업무 AI가 대체”
청년 고용의 질 지수 94.7로 하락
취업 청년 3명 중 1명 임시·일용직

최근 30대 이상 취업자의 임시·일용직 비중이 줄어드는 등 고용이 개선되고 있으나 20대 이하 청년만 고용의 질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중심의 경제성장, 인공지능(AI)의 초급·기초 업무 대체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청년 실업률·고용률은 2010년대보다 숫자상으로는 개선됐다. 그러나 고용 안정성, 근로시간, 실직 위험 등을 종합 고려한 ‘고용의 질’ 지수는 크게 악화됐다.

 

길게 늘어선 구직 행렬 청년부터 중장년, 어르신들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대규모 일자리 박람회인 ‘2026 KB굿잡 부산 잡(JOB) 페스티벌’이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구직자들이 참가등록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부산광역시와 고용노동부, KB국민은행이 공동 주최한 이날 박람회에선 220여개 기업이 현장 면접과 일대일 채용상담을 진행했다.부산=뉴시스

2010∼2026년 전체 평균을 100으로 놓았을 때 15∼29세 청년층의 고용의 질 지수는 2014∼2019년 평균 101.1에서 2023∼2026년 평균 94.7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59세 노동자는 100.2에서 104.0으로 개선됐고 60세 이상 고령층은 97.8에서 105.6으로 크게 높아졌다.

 

청년 취업자 10명 중 3명가량도 임시·일용직이었다. 15∼29세 취업자 중 임시·일용직 비중은 2022년 1월 30.7%였으나 지난해 1월 33.0%로 높아졌고 올해 1월에는 32.6%를 기록했다. 반면 30∼59세 취업자 중 이 비중은 2022년 1월 14.8%에서 올해 1월 12.4%로 소폭 줄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청년층 고용부진은 1차 노동시장의 수요 정체가 주로 신규 진입 청년층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해석했다. 정규직 신입 채용이 줄면서 청년층이 타격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1차 노동시장은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 등 임금이 높고 고용이 안정적인 일자리, 2차 노동시장은 개방적이고 이동이 빈번한 일자리를 의미한다.

 

한은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고용 창출이 적은 IT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재편을 지목했다. 2022년 말 생성형 AI 도입도 청년고용에 악재였다. 신입이 주로 맡던 초급·기초 업무를 AI가 대체한 것이다.

 

청년층이 1차 노동시장 진입을 기다리기보다 취업 눈높이를 낮추고 2차 노동시장에 유입되면서 고용의 질적 저하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졸 이상 청년층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시간제 취업이 증가하는 데다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팬데믹 이후 확대되는 추세라고 한은은 전했다.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 옮겨가는 청년층 비율(이동률)은 2014∼2019년 3.5%에서 2023∼2024년 1.6%로 낮아지는 등 ‘2차 시장 고착 효과’도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