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 확고 김정관 장관 농어민 걱정·우려 외면 어려워 신청 시점보다 소통 주력 방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실제 가입 추진에는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입 시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민들의 반발이 거센 데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연내 가입 신청 보류를 지시하면서다. 산업부는 당장 가입 신청 시점을 정하기보다 농어민들의 우려와 어려움을 충분히 듣고 소통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26일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농어민과 국회 등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비공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통상 주무장관으로서 CPTPP에 꼭 가입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영국이 CPTPP 가입 신청부터 발효까지 약 4년이 걸렸다는 점을 들어 “(이 대통령이) 연내에 가입을 신청하지 말라고 하면 이 정부에서는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저희 입장과 대통령님의 입장이 큰 틀에서는 사실상 같다”며 “대통령께서 CP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했다.
문제는 가입 추진 의지와 별개로 농어민들의 반발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로서는 수출시장 확대와 공급망 안정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시장 개방에 따른 농림수산업 피해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경제적 영향분석 잠정 결과에 따르면 CPTPP 발효 10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미가입 시보다 0.38%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제조업 생산파급효과도 발효 후 15년간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농림수산업은 같은 기간 연평균 약 8500억원의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농업이 7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수산업 817억원, 임업 606억원 등이다. 제조업에는 새로운 시장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농어민에게는 수입 농축수산물과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CPTPP는 일본과 호주, 캐나다, 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회원국 인구는 약 5억8000만명으로 세계 GDP의 약 15%를 차지한다. 한국이 양자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멕시코도 포함돼 가입 시 추가적인 시장 개방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가입 신청 시점을 논의하기보다 농어민들의 걱정과 피해 우려를 충분히 듣고 숙고하면서 소통하는 데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