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제가 시행되면 비수도권 민간 발전사 17곳의 연간 수익 감소액이 66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에 필요한 재원을 비수도권 발전사의 전력 도매단가(LMP) 인하로 마련하는 구조여서 정책 부담이 민간 발전사에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실이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비수도권 전력도매가격(SMP)이 ㎾h당 10.6원 하락하면 민간 발전사 17곳의 연간 수익 감소액은 6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업자당 평균 감소액은 약 390억원이다.
앞서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8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에서 전국을 수도권 남부·수도권 북부·중부권·남부권 등 4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0% 할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산업용 전력수요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다.
한전은 산업용 소매요금 할인에 연간 약 2조8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비수도권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도매가격을 낮춰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비수도권 발전사의 부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민간 사업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의원실 자료에 담긴 기업별 수익 감소 전망치를 보면 고성그린파워가 약 113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GS EPS(당진)는 약 743억원, 강릉에코파워는 약 659억원, 통영에코는 약 601억원, 울산GPS는 약 573억원으로 추산됐다.
CGN(율촌복합)은 약 509억원, 삼척블루파워는 약 385억원, GS동해전력은 약 337억원, 내포그린에너지는 약 329억원, 명품오산 열병합은 약 285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됐다.
춘천열병합은 약 241억원, 청주열병합은 약 207억원, 대구열병합은 약 186억원, 대구그린파워는 약 154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산열병합은 약 67억원, 수완에너지는 약 36억원, 아산배방열병합은 약 28억원의 감소가 전망됐다.
기업별 수치는 2025년 전력생산량에 ㎾h당 10.6원의 하락폭을 적용해 산출했다고 의원실은 밝혔다.
문제는 도매단가 인하에 따른 실질적 타격이 발전사 유형에 따라 갈린다는 점이다.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은 한전의 연결 대상 자회사다. 자회사의 판매수익이 줄어도 모회사인 한전의 전력구매비가 같은 폭으로 줄어, 연결재무제표상 손익이 내부에서 상쇄된다. 여기에 정산조정계수를 통한 사후 보전 장치까지 더해진다.
반면 민간 발전사는 도매단가 인하분이 그대로 매출 하락으로 직결된다. 손실이 집중되는 17개사는 대부분 민간자본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결합된 구조로 매출 감소가 곧바로 재무 건전성 위험으로 전이된다.
특히 이들 민간 발전사 중 상당수는 2024~2026년 상업운전을 개시한 신생 발전사로 재무 성과를 축적한 바 없어 손실 흡수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부담이 집중된 민간 발전사업자 상당수가 과거 정부의 정책 신호에 따라 비수도권에 투자했다는 점도 쟁점이다. 이들은 발전사업 허가와 착공을 마친 뒤에야 LMP 관련 제도가 예고돼 입지를 재선택할 기회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미 확정된 투자에 도매가 하락을 적용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과 충돌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수민 의원은 “지방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재원을 송전망을 제때 깔지 못한 정부와 한전이 아니라 이미 투자를 마친 민간 발전사에 떠넘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정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발전원별·사업자별 부담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조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