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이가 밥상 차리고, 카스트로가 다 먹어치웠네”...KIA, 김도영-카스트로 콤비 맹활약 앞세워 77.1% 확률 잡았다 [대구 PO 1차전 리뷰]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 대 KIA 타이거즈 1차전. 3회 초 2사 1루 때 KIA 카스트로가 홈런을 친 후 김도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남정훈 기자] 준플레이오프를 3전 전승으로 뚫어낸 KIA의 기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여전했다. KIA가 삼성을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KIA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김도영-카스트로의 3·4번 콤비의 맹활약을 앞세워 삼성을 5-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KIA는 77.1%의 확률을 잡았다. 역대 35번 치러진 PO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27번이었다. 두 팀의 PO 2차전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 KIA는 애덤 올러를 선발로 예고했다.

 

이날 경기는 양팀이 자랑하는 외인 1선발 크리스 페덱(삼성)과 제임스 네일(KIA)의 맞대결이 펼쳐져 투수전이 예상됐다. KIA 이범호 감독도 경기 전 “큰 점수가 나지 않을 것 같다. 투수들이 푹 쉰 덕분에 공에 힘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위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3위 KIA도 LG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경기 만에 끝낸 데다 25일 비로 인해 1차전이 순연되면서 닷새 간의 휴식 시간으로 체력을 충전할 시간이 충분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두 팀 모두 체력이 충분하니 힘 대 힘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2루로 도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예상을 경기 초반부터 깨뜨린 게 “휴일이 길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라던 ‘슈퍼스타’ 김도영이었다. LG와의 준PO에서 때린 안타 3개가 모두 홈런,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아치를 그려내며 승부에 균열을 냈던 김도영이 이번엔 장타가 아닌 발로 경기를 지배했다.

 

페덱의 출발은 좋았다. KIA가 페덱을 겨냥해 내세운 좌타 테이블 세터 듀오 박정우, 박재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도영을 상대로도 커브 2개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냈지만, 김도영은 선구안으로 페덱의 유인구를 골라냈고 결국 볼넷으로 출루했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만 세 차례 당하며 30경기만 뛰고 시즌 아웃됐던 김도영은 올 시즌 도루를 철저히 봉인했다. 2024시즌에 40도루를 기록한 준족이지만, 올 시즌엔 11개에 그쳤다. 대신 장타 생산에 집중했고, 45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 김도영의 ‘발야구’가 봉인 해제됐다. 카스트로 타석 때 2구째에 바로 뛰어 여유 있게 살았고, 카스트로의 우전 적시타가 곧바로 터져나오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흔들린 페덱은 나성범에게도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맞아 1회에만 두 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26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IA 카스트로가 3회초 2사 1루 상황 투런 홈런을 친 후 포효하고 있다. 뉴스1

3회에도 페덱을 무너뜨린 건 김도영-카스트로 콤비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김도영은 페덱의 직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로 밥상을 차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카스트로는 파울만 4개 연속 쳐내며 페덱과 끈질기게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고, 페덱의 9구째 몸쪽 커터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기세가 오른 KIA는 4회엔 선두타자로 나선 한준수가 페덱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또 한 번 우측 담장을 넘기며 5-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제대로 잡았다.

 

26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IA 한준수가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1점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뉴스1

네일은 타선의 지원 속에 한결 가벼운 어깨로 쾌투하며 페덱과의 선발 맞대결에 완승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5회 1사에서 박승규에게 던진 시속 146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이 헬멧에 강타해 ‘헤드샷’ 규정으로 인해 퇴장당하면서 큰 변수가 발생했다. 퇴장 전까지 57구만을 던지며 최소 7이닝은 소화해줄 것으로 보였던 네일의 강판으로 KIA 벤치에는 큰 혼란이 왔다. 부랴부랴 정해영을 등판시켰지만, 김영웅에게 적시타를 맞고 5-1로 쫓겼다. 정해영은 이재현과의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삼진으로 솎아내며 급한 불은 껐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박승규의 타석때 KIA 선발투수 네일이 타자의 머리를 맞추는 헤드샷으로 퇴장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선발투수 네일에게 헤드샷을 맞은 삼성 박승규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일의 갑작스런 강판으로 변수가 생겼지만, KIA 불펜진은 삼성 타선을 완벽히 봉쇄해냈다.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좌완 이의리가 최고 시속 157km의 강속구를 앞세워 1.1이닝을 탈삼진 3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수비 강화를 위해 교체로 들어온 유격수 박민이 ‘알까기’ 실책으로 허용한 1사 1루에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가 박승규와 강민호에게 홈런성 타구와 장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이를 좌익수 박재현이 모조리 잡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26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IA 마무리 전상현이 9회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뉴스1

8회도 이닝을 쪼개 조상우에게 아웃카운트 2개, 좌완 곽도규에게 1개를 맡겨 무실점으로 막아낸 KIA는 9회에 마무리 전상현을 올렸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이틀 연속 1.1이닝 세이브를 거뒀던 전상현은 세이브 상황은 아니지만,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1회 선제 타점과 3회 투런포 등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른 카스트로는 PO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26일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5회 초 삼성 선발 페덱이 강판되고 있다. 뉴시스

삼성은 믿었던 페덱이 4.2이닝 5피안타 2볼넷 5실점으로 무너진 게 컸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실전 감각은 최근 자체 청백전을 가졌던 우리가 앞선다”고 했지만, 삼성 타선은 KIA 투수진에게 안타 2개에 그치며 경기 감각이 무뎌진 모습을 노출했다. 투타에서 모두 밀린 삼성은 이기고 싶어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