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증거자료 직접 제출 불가… 수사권 폐지로 재판 혼선 현실화”

안미현 검사, 재판지연 사례 공개
“바보 같아도 법대로 해야” 꼬집어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재판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미현 대전지방공소청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재판장이 요구한 증거를 검사가 직접 제출할 수 없어 재판이 지연된 사례를 공개했다.

 

대전지방공소청 전경. 연합뉴스

세금계산서합계표 일부가 누락된 사건에서 검사가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증거로 내자, 재판장은 “검사가 직접 제출할 수 없으니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재판장 말씀이 맞다. 검사 묻으면 안 된다고, 공소 유지에 필요한 경우도 검사가 직접 받아 제출하면 증거능력이 없다고 의원 나리들께서 바꿔놨기 때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검사가 사실관계 확인이나 고소인 면담을 통해 취득한 진술과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개정 형소법 때문이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제한하기 위한 조항으로, 공소 유지 과정의 증거 제출까지 제한되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검사·경찰·법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뿐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 행사와 재판 진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부부장검사는 검사가 전산조회 또는 공문 발송 등의 방법으로 관련 내용을 기록에 편철할 수 있다고 규정한 형소법 규정에 대해선 “이미 송치사건이 처리돼 재판 중 공소 유지를 위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해당 조항에 따라 제출받은 자료 중 증거로 쓸 수 있는 경우는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가족관계증명서, 다른 사건 판결문 같은 걸 의미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 부부장검사는 “검사는 또 다음 기일에 또는 기일 외에 사실조회 내지 문서제출명령 신청서를 법원에 내고, 법원에서 국세청에 세금계산서합계표를 내라고 하고, 국세청 직원은 ‘이걸 왜 또 내라 하지?’라며 의아해하며 법원에 자료를 보내면 된다”면서 “만들어진 법대로 해야죠. 바보 같아도요”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음 기일은 한 달 뒤라 까짓거 한 달 더 늦어지는 것쯤 이제 별거 아닌 세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