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선천성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면 부모는 당혹감과 불안감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선천성 기형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식도가 위와 연결되지 않는 식도폐쇄증이나 담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담관낭종 등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수술 후에도 성장 과정에 따른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 출생 직후 수술 필요한 식도폐쇄증…흉강경 수술도 시행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소아 선천성 기형으로는 식도폐쇄증, 담관낭종, 담도폐쇄증, 쇄항, 횡격막탈장, 소장 폐쇄 등이 있다.
대부분의 선천성 기형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초기인 4~10주 사이에 미세한 발달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도폐쇄증은 식도가 위와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태어나는 질환이다. 태아가 양수를 제대로 삼키지 못해 산전 초음파에서 양수 과다나 위장 그림자가 잘 보이지 않는 소견이 나타나면 의심할 수 있다. 출생 후에는 입에서 위장까지 입위관을 넣어 관이 정상적으로 들어가는지 확인해 진단한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출생 후 24~72시간 이내 수술로 진행한다. 식도와 기도 사이에 비정상적인 연결이 있다면 이를 차단하고, 폐쇄된 식도의 양쪽 끝을 서로 연결한다.
최근에는 일부 환아에게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도 시행한다. 가슴을 크게 열지 않고 작은 구멍을 통해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는 방식으로, 개흉 수술에 비해 흉곽 변형과 폐 손상 위험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 장점이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외과 오채연 교수는 “신생아 흉강경 수술은 좁은 흉강 내에서 정교한 조작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라며 “안전한 수술과 수술 후 관리를 위해서는 소아외과, 소아마취과, 신생아중환자실 등 관련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담관낭종, 담관염·췌장염에 담도암 위험까지…수술 필요
담관낭종은 담즙이 지나가는 통로인 담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선천성 기형이다. 방치하면 담관염이나 반복적인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담도암 위험도 커진다.
증상이 없는 신생아라도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생후 3~6개월 사이 수술이 권고된다.
수술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담관낭종을 제거한 뒤 남은 담관과 소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담관 주변에는 중요한 혈관과 장기가 밀집해 있어 손상 없이 낭종을 제거해야 하며, 크기가 작은 담관과 소장을 정교하게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 교수는 “일부 환아에서는 로봇수술도 시행할 수 있다”며 “로봇수술은 3차원 확대 시야와 사람의 관절처럼 움직이는 수술기구를 활용해 정교한 수술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복강경 수술과 달리 일반적으로 8㎜ 크기의 기구와 더 넓은 수술 공간이 필요해 환아의 체중과 질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수술 후에도 정기 검진 필수…성장 과정서 후유증 살펴야
선천성 기형은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식도폐쇄증과 담관낭종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식도폐쇄증 환아는 음식을 잘 먹는지, 삼키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위식도 역류나 호흡 문제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담관낭종 환아 역시 간 기능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오 교수는 “선천성 기형은 대개 부모의 행동이나 선택과 무관하게 발생하므로 부모가 스스로를 탓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고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꾸준히 관리한다면 대부분의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