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은 국내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원 78명을 특정해 이 중 74명을 검거하고, 총책 등 핵심 조직원 12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아울러 해외로 도피한 조직원 3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여권 무효화 조치를 내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지난 2021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5년 동안 국내외 26개 사무실을 수시로 옮겨 다니며 총 17개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이트를 이용한 회원은 약 1만7000명, 이들이 입금한 도박 자금만 무려 4913억원에 달한다. 경찰이 확보한 범행 계좌 기준으로 부당이득금을 2900억원으로 산정했다. 총책은 112억원, 사장단 10억~20억원, 본사팀은 1인 월 300만~500만원의 범죄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총책을 중심으로 도박사이트 운영, 회원 모집, 자금 관리 등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나누어 범행을 저지렀다.
지역 선후배 관계로 구성된 ‘본사팀’은 실질적인 사이트 운영을 맡아 이용자 응대, 게임머니 충·환전, 회원 관리 등 핵심 업무를 수행했다. 회원 모집을 전담한 ‘총판팀’은 신규 회원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총책은 총판팀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별도의 지원비와 해외여행 경비를 보조하고, 워크숍과 단합행사를 개최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관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같은 체계적인 역할 분담과 지원 체계가 5년이라는 장기간 범행을 가능하게 한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영향력 키운 ‘픽스터’까지 영입…범죄수익 은닉까지
총책은 일반적인 광고나 지인 소개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베팅 분석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는 유명 ‘픽스터’를 총판팀으로 영입해 회원을 끌어모았다.
파워볼 등의 베팅 결과를 예측하며 인지도를 쌓은 픽스터들은 자신들을 따르는 이용자들을 특정 도박사이트로 유도했다. 일부 총판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범죄수익을 여러 계좌로 분산 이체하는 등 자금세탁과 범죄수익 은닉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단순한 공동 운영을 넘어 지휘·관리 체계를 갖춘 조직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 총책 등 핵심 조직원 29명에게 범죄집단 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계좌와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현금, 외제차, 부동산, 임차보증금 등 약 164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30억원을 추가로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관련자 전원의 위법 소득 과세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하는 한편, 운영 중이던 불법 도박사이트 17개를 모두 차단했다. 현재는 사이트 이용자 중 고액·상습 도박 행위자를 선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고수익이나 무료 머니를 내세워 가입을 유도하는 사이트는 모두 불법 도박사이트”라며 “절대 이용하지 말고 사이트 운영이나 홍보 등 범죄에 가담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개인과 가정에 미치는 폐해가 큰 만큼 관련 범죄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며 “사이트 가담자들을 끝까지 추적하는 한편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