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죠’ 만화가 지바 데쓰야 별세…향년 87세

‘새하얗게 불태웠어’ 명대사 남긴 日 만화계의 거장
전쟁 체험 바탕으로 평화 활동도…2024년 문화훈장
만화가 지바 데쓰야. 교도통신

일본의 권투 만화 ‘내일의 죠’를 그린 만화가 지바 데쓰야가 별세했다. 향년 87세다.

 

작품 속 주인공의 명대사와 강렬한 서사로 일본 만화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그는 만화 창작뿐 아니라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도 이어왔다.

 

27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지바 데쓰야는 지난 22일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도쿄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내일의 죠’를 비롯해 ‘열풍! 검도불패’, ‘난봉꾼 마쓰타로’, ‘그린의 정복자’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특히 1968년부터 1973년까지 연재된 ‘내일의 죠’는 권투 선수 야부키 죠의 성장과 도전을 그린 작품으로, 일본을 넘어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주인공이 모든 것을 쏟아부은 뒤 남긴 “불태웠어… 모두 불태웠어… 새하얗게…”라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대사로 꼽힌다.

 

작품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도 있었다. 극 중 죠의 라이벌 리키이시 도루가 사망하자 1970년 실제 장례식이 열렸다. 허구의 인물을 위한 장례식이 현실에서 치러질 만큼 작품은 당시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39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만주에서 생활했다. 태평양전쟁 종전 후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왔으며, 이 과정에서 겪은 경험은 이후 작품 세계와 평화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고인은 고등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렸으며, 1956년 만화가로 데뷔했다. 이후 스포츠와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유년 시절의 귀국 경험을 바탕으로 만화를 그리거나 강연에 나서며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활동도 이어왔다.

 

일본만화가협회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았다. 2012년 이사장에 취임했으며, 이후 회장을 역임했다. 2012년 욱일소수장을 받았고, 2024년에는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고인은 고령에도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전쟁 경험 등을 담은 만화를 발표하는 등 작품 활동을 계속했으며, 2021년에는 건강 악화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