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10-28 06:00:00
기사수정 2026-10-27 20:34:16
전쟁 기간 사들인 비싼 원유 투입
생산비용 치솟아 ‘역래깅’ 불보 듯
3분기 실적 추락… 체질개선 안간힘
미국·이란 전쟁 직후 석유화학 제품 가격 폭등과 미리 사들인 원유 가격 상승 덕에 일시적으로 흑자를 기록했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3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전쟁 이전에 싼 가격으로 사들였던 원유를 다 소진하고 전쟁 기간 비싼 가격에 사들인 원유로 제품을 만들면서 생긴 ‘역(逆)래깅(지연) 효과’ 때문이다. 제품 생산 비용이 치솟으면서 이익이 급감한 석유화학업계는 다시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27일 석유화학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 대부분은 적자를 기록하거나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1837억원의 손실을 볼 전망이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은 8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가 전망됐지만, 직전 분기인 2분기 339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케미컬 부문과 SK이노베이션 화학부문, LG화학 기초소재사업부, 에쓰오일 석유화학부문도 이익이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2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던 석유화학 업체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역래깅 효과다. 전쟁 이후 사들인 비싼 원재료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제품 생산 단가가 치솟았다. 반면에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전쟁이 한창이던 3∼4월 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원재료 도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사이의 시차가 발생하면서 적자가 난 것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던 1분기와 2분기에도 업계 분위기가 밝지는 않았다”며 “특히 6월부터 가격이 비싼 원유로 생산을 시작해 3분기는 실적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 곳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시 생존 위기에 몰린 업체들은 ‘체질 개선’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미 경쟁력이 떨어진 기초 화학소재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소재(스페셜티)에 집중하거나, 설비 효율성을 끌어올려 생산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특수소재나 첨단소재 제품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전선 소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에쓰오일은 나프타를 거치지 않고 원유에서 바로 화학 소재를 뽑아내는 ‘샤힌 프로젝트’ 시설 가동 초읽기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