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자동차처럼 공장에서 생산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모델을 골라 구매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누구나 좋은 집을 합리적인 가격에 마련할 수 있도록 주택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난 홍윤택(35·사진) 스페이스웨이비 대표는 자신이 꿈꾸는 주택의 미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홍 대표가 이끄는 ‘스페이스웨이비’는 주택의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하는 모듈러 건축 스타트업이다. 홍 대표는 ‘공간을 제품화하는 회사’라고 소개한다.
홍 대표가 미국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건축을 공부하던 시절 모듈러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현지에선 32층 규모의 모듈러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었는데, 도로가 혼잡하고 빈 땅이 부족한 뉴욕에서 공사 소음과 먼지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방식으로 보였다. 홍 대표는 “아파트를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 걸 보고 건설 공법이 많이 바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3∼6개월이 소요되는 인허가 절차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집을 만드는 시간보다 허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몇 배나 길다. 홍 대표는 “기술 발전에 비해 정책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가 꿈꾸는 것은 자동차처럼 사전 인증을 받은 주택을 소비자가 선택해 구매하는 시장이다. 할부나 리스 등 금융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집도 표준화된 모델을 사전에 인증받아 공급할 수 있다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모듈러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의 참여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대표는 “기존에 사업을 해온 업체들 중심으로 발주가 이뤄지다 보니 저희 같은 기업은 참여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품질과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더 많은 기업에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웨이비는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텍사스주 경제개발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에 7곳의 현지 협력망도 구축했다. 홍 대표는 “2∼3년 전부터 해외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현지 건축 담당자와 정부 기관을 만나고 인허가 기준을 확인했다”며 “한국에서 집을 수출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