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락세에 5500선 아래로 밀렸던 코스피가 27일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인공지능(AI) 업체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신청 소식 등으로 반도체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28일, 29일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사상 최대 주주환원 보따리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도 코스피에 훈풍을 더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68.87포인트(3.09%) 상승한 5638.34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9400억원을 팔아치웠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900억원, 28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23%, 5.18%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오전 10시13분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21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코스닥도 이날 전장 대비 16.62포인트(2.29%) 오른 743.83에 거래를 마감했다.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IPO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반도체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증시 반등의 계기로 작용했다. 앤트로픽은 26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식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앤트로픽은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000억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미 증시 데뷔 역대 최대 규모다.
중동 국가들의 4자 회담 추진으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진정된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다. 이 영향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각각 1.46%, 1.24% 하락했다.
코스피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쏠린다. 최근 AI발 반도체 호황으로 두 기업이 매 분기 역대급 실적을 쏟아내고 있는 만큼,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거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올해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 계획의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고, 내년 1월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구체적 방식과 규모가 결정될 예정이다.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과 함께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환원하는 내용의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던 SK하이닉스 역시 특별배당, 추가 자사주 매입 계획 등을 발표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증권가에선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최근 호실적과 반대 흐름을 보이는 두 종목 주가의 재반등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80조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 3개년(2024∼2026년) 주주환원 잔여 재원을 11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3분기 이미 확정된 현금배당 30조원을 제외하더라도 향후 80조원에 달하는 추가 주주환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풍부한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향후 4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