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또다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월 큰불로 이재민이 발생한 지 9개월여 만이다.
2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0분쯤 구룡마을 2지구 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은 오후 3시5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4시2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불은 구룡마을 2지구에서 시작돼 주변으로 빠르게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은 헬기 6대 등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주민 39명이 스스로 대피했으며 이날 오후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피해 규모는 조사 중이다.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강남 일대로 퍼지면서 강남구는 인근 주민들에게 창문을 닫고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강남구는 화재로 거주지를 잃은 이재민을 위해 임시숙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구룡마을에서는 올해 1월16일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4지구에서 시작된 불로 18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23년 1월에도 큰불이 나 주민 수백 명이 대피했으며, 2014년 11월 화재 때는 주민 1명이 숨졌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판잣집이 밀집한 데다 비닐과 스티로폼 등 가연성 자재가 많아 화재에 취약하다. 좁은 골목과 복잡하게 얽힌 전선 등도 화재 확산과 진화 작업의 위험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서울시는 2011년 구룡마을 공영개발 계획을 발표했지만 보상과 개발 방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와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화재 진압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의 안전도 철저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