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수명 만료로 가동을 멈춘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의 계속운전이 최종 허가됐다. 두 원전은 각각 2034년과 2035년까지 운전할 수 있게 됐으며,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년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재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후속 절차에 착수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7일 제2026-17회 회의를 열고 고리 3·4호기의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안을 재석위원 7명 중 5명 찬성으로 의결했다.
원안위는 구조물과 계통, 기기의 수명평가 및 설비 교체·개선 계획 등을 검토한 결과 계속운전 기간 동안 충분한 안전여유도가 확보된 것으로 판단했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서도 정상운전에 따른 방사선 영향은 최대 0.096밀리시버트(mSv)로 기준치인 0.25mSv를 밑돌았으며, 주요 사고에 따른 영향 역시 최대 103.3mSv로 안전기준인 250mSv 이내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이 같은 안전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계속운전을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고리 3·4호기의 계속운전을 위한 안전성 심사는 2022년 9월 한수원의 주기적 안전성평가보고서 제출 이후 약 4년 만에 마무리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022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안전성을 심사했으며,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도 약 6개월 동안 심사 결과를 검토해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 같은 검토에도 계속운전 허가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원안위 최종 심의까지 이어졌다. 이날 원안위 회의에서는 부지 내 환경과 대기확산, 기술기준 적용 등을 놓고 위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진재용 위원은 사고 시나리오 평가에서 제기된 저평가 문제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박종운 위원도 허가안에 반대했다.
원안위는 9인 위원회이지만 이날 이강근 위원이 불참하고 강건욱 위원도 회의 도중 이석하면서 최종 논의에는 7명이 참여했다. 일부 위원이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표결이 진행됐고, 찬성 5명과 반대 2명으로 계속운전 허가안이 원안 의결됐다. 환경단체 등에서 제기해 온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설비 개선과 현장점검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수원은 현재 진행 중인 설비 개선과 정비를 마무리하고 규제기관의 정기검사와 현장점검을 거쳐 내년 상반기 두 원전을 순차적으로 재가동할 계획이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계속운전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탄소중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설비 개선과 정기검사 등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리 3·4호기의 안전한 재가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한수원의 설비 개선이 안전기준에 부합되게 이행되는지 현장을 철저하게 확인해 고리 3·4호기가 안전하게 운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