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강남 지역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난 화재가 늦은 밤이 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10시 5분께 대응 2단계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소방 관계자는 "큰불은 모두 잡힌 상황"이라며 "구룡산 쪽으로 일부 불이 번진 정황이 있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에 탄 총 면적은 약 19만㎡로 소방은 추정했다. 이는 축구장 26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화재 원인에 대해선 "원인은 조사 중에 있다"며 "정확한 원인은 합동 감식을 통해 찾으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께 구룡마을 2지구 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은 오후 3시 59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이 번지는 상황을 고려해 오후 4시 29분에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구룡마을 화재로 생긴 다량의 연기는 서울 도봉구와 경기도 안양시에서도 포착됐다. 인근 거주민에 따르면 구룡마을에서 가스통 폭발음으로 추정되는 굉음이 여러 차례 들리기도 했다.
소방은 날이 어두워진 데다 용수 부족과 강풍으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실종자는 없고, 주민 39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화재로 고립된 인원도 따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구청은 앞선 화재 확산으로 1·2·3지구에서 77가구 107명이 피해를 봤다고 전하면서 "개포중학교와 구룡중학교 체육관을 대피소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478 일대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서울올림픽 개최 등으로 강남권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철거민 등이 이주하며 조성한 무허가 판자촌이다.
축구장 약 40개 면적에 8개 지구가 들어서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1천107세대에 이르던 구룡마을 거주 세대는 현재 재개발 사업으로 54세대 수준으로 줄었다.
2016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구룡마을에는 최고 28층 규모 공공주택 2천여세대의 주거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에 불이 난 2지구는 구룡산 자락과 양재대로에 인접해 있다.
구룡마을에는 '떡솜'(보온용 솜)과 비닐, 합판 등 불에 타기 쉬운 자재로 지어진 판잣집이 붙어있어 불길이 빠르게 번지는 동시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LP 가스통과 전선 등도 어지럽게 뒤엉켜있어 구룡마을 화재는 해가 멀다 하고 빈번히 발생해 왔다.
올해 초에도 1월 16일 구룡마을 4지구에서 난 불이 인근 5·6지구로 옮겨붙어 주민 258명이 대피했었다.
소방 당국은 당시에도 구룡산으로 불이 번질 위험에 대비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약 6시간 30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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