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경쟁사들의 추격도 매섭다. 그간 SK하이닉스의 실적을 뒷받침해온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주도권 경쟁이 심화하고, D램 시장에선 마이크론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와 고객사 다변화 등 차별화 전략에 힘쓰고 있다.
2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독점해온 엔비디아 공급망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HBM4를 납품하면서 투톱 경쟁 체제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2분기 49%포인트나 벌어졌던 SK하이닉스(64%)와 삼성전자(15%)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격차는 올해 2분기 17%포인트로 급격히 좁혀졌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2배 이상 점유율을 늘렸고 현재는 40%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독점적 지위에서 누렸던 초고마진의 효과도 경쟁사의 설비 투자와 능력 강화로 점차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AI 시장 판도 역시 부담이다.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쓰던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은 최근 비용부담으로 맞춤형 GPU 및 칩 주문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특정 빅테크 고객사에 대한 HBM 매출 의존도가 큰 회사다. 엔비디아의 주문 물량이 줄어들 경우 향후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해외 경쟁사들의 기술개발 및 공급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긴장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의론 마이크론을 보면, HBM 시장에선 기술 격차로 점유율을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D램 시장에선 다르다. 지난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SK하이닉스(25%)를 1%포인트 차로 쫓아왔다.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과 고성능 서버용 DDR5에 생산 능력을 집중하는 사이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도 범용 D램과 내수시장 공세를 앞세워 3년 만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AI 시장이 향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차세대 HBM 개발과 양산에 돌입해야 한다”며 “엔비디아 등 특정 빅테크에 치중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