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하이브리드 정책시대, 까대기식 보도가 국가발전을 가로막는다”며 언론 보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정부 정책을 직접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국무회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자 개별 보도를 반박하는 데서 나아가 “국민과 대통령의 친구들에게 부탁드린다”며 여론의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동시에 “좌든 우든 극단적 진영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며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비판에 귀 기울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엑스(X)에 10여 건의 글을 쏟아내며 농지 전수조사와 외국인 노동자 관련 보도 등 각종 현안에 직접 대응했다. 언론이 사실을 왜곡한다고 주장하며 SNS 소통을 막는 것은 “때려도 저항하지 말고 그냥 맞으라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강경론에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언론 비판하며 지지층에 도움 요청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국민과 대통령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리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인공지능(AI) 로봇 공공구매 관련 게시물을 공유했다. 첨단기업에 재정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시제품을 먼저 구매해 판로를 열어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감사와 비판 보도, 수사에 대한 공무원들의 부담을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 대통령의 친구들에게 부탁드린다”며 AI 로봇 같은 불완전한 시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대출과 재정지원 사이 하이브리드 정책임을 주변에 잘 설명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진영에만 갇히지 않고 여러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사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에펨코리아’(펨코) 게시물 공유를 비판한 한 누리꾼의 글에 “진영이 중요한 건 가치와 지향 때문일 뿐 좌든 우든 극단적 진영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모두가 대한민국의 주권자 국민이고, 누가 하든 좋은 지적은 좋은 지적이며 고칠 건 고쳐야 하고, 네 편 내 편을 떠나 잘못은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에펨코리아에 게시된 ‘국가 유공자, 유가족들하고 동급인 다문화 산모 산후조리원 입실순위’ 글을 엑스에 공유하며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 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되고 있다.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깊이 검토해보겠다”고 적었는데, 이에 대한 누리꾼의 비판을 직접 반박한 것이다. 에펨코리아는 보수성향의 20·30대 남성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국무회의 발언을 둘러싼 언론 보도에도 잇달아 문제를 제기했다.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제안으로 조사를 추진했다고 밝힌 발언을 일부 언론이 책임 전가로 해석하자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지시했지만 장관이 제안해준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노동자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도 대응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한 발언을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로 보도했다며 언론사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기사 제목이 바뀐 뒤에도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재차 글을 올렸다. 다만 진보 성향 야당들은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이현진 노동위원장은 논평에서 “무지와 편견에 사로잡힌 망언”이라며 “분노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주노동자를 ‘송금 기계’로 폄훼하고 차별을 정당화한 혐오 발언”이라며 “이 대통령 발언은 통계와 현실을 정면으로 왜곡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검찰개혁 강경론에도 공개 반박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 비판에도 맞섰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강경파를 ‘국정방해세력’으로 몰았던 데 사과하라는 이용자의 글에 “자신의 숨겨진 정치적 사적 목적을 위해 선명성만 내세우거나 과도한 선동적 주장을 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검찰개혁을 발목 잡는 분들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선동을 하고, 진짜 개혁을 하려는 동지를 공격하며 실질적·실효적 개혁의 실패로 이끌어가는 것이 무책임한 극단주의”라고 비판했다.
5선 이상 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선 당내 통합을 위한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만찬에서 “당내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개혁 추진과 민생 개선 그리고 통합에 중진 의원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집권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책 성과뿐 아니라 당의 말과 행동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삶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당과 청와대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만찬에는 송영길·박지원·정동영·우원식·안규백·정성호·윤호중·이인영·김태년 의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개헌과 정치개혁의 필요성,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 민생경제와 지방 재정 확보 문제, 당의 안정과 화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