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해킹 도미노… 北 IP 440만건 포착

대신·미래에셋자산·빗썸도 뚫려
조사 과정서 공격 시도 첫 확인
“조작 가능… 국적 특정 어려워”
靑 긴급대응회의… 당국 현장점검

은행권에서 불거진 대규모 해킹 사태가 보험·증권·가상자산업권까지 번지는 가운데 이번 해킹 과정에 북한과 연관된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통한 대규모 공격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보안 점검에 나섰지만 또다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 전반의 보안관리 체계에 허점이 드러난 모습이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모습. 뉴스1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이날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도 정보 유출 등 해킹 사고가 확인됐다. 전날 미래에셋생명은 일부 시스템 침해 사고로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홈페이지를 폐쇄조치했다.

대신증권에서는 현재까지 총 3만8490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출 항목은 △고객명 △이메일 △주소 △통신ID △은행명 △입·출금 계좌번호(암호화) △대신증권 종합계좌번호(암호화) △휴대전화번호(암호화) 등 총 8개다.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도 외부 비인가자가 비정상적 접근을 시도하면서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시스템이 해킹당했다. 현재까지는 임직원 정보만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일부 업무용 시스템에서 비정상적인 접근이 확인됐으나, 서버나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침투한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28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대신증권과 빗썸에 각각 현장 점검반을 보내 침해사고 현황을 살폈다.

이번 해킹 사고에 북한이 연루된 정황도 드러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융당국은 금융보안 통합관제시스템 ‘퍼스트(FIRST)’를 통해 가상자산거래소를 포함한 금융회사들에 ‘북한 IP의 금융권 대상 스캔성 접근 관련 유의사항’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3시부터 다수의 북한 IP가 금융권을 대상으로 스캔성 접근을 시도한 정황이 대량 탐지됐다. 스캔성 접근은 특정 시스템의 취약점이나 열려 있는 네트워크 포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접속을 시도하는 행위다.

 

즉, 보안에 빈틈이 있는지 파악해 보려는 접근이다. 당국이 확인한 IP의 다수는 175.45.[176].0/22로 대역의 다수는 북한이었다. 공문 발송 당시까지 탐지된 접근 건수는 약 440만4101건에 달했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IP를 통한 공격시도가 실제 침해사고로 이어져 피해가 신고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IP를 통한 공격이라고 해서 반드시 북한 해커의 소행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많다.

 

금융당국이 이달 초 해킹 사고 이후 금융회사에 자체 점검을 유도하고 추가 피해 확산 방지 등 조치를 취했음에도 사고가 잇따르면서 기존 대응으로는 사이버 보안 위협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후 송기호 안보실 3차장 주재로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긴급 대응회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