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태국인 아내의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중상을 입히고도 수사 초기 실수였다고 주장했던 한국인 남편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피해자와 합의하고 선처를 구한 점이 양형에 반영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정도영)는 지난 22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3일 경기 의정부시 자택에서 잠들어 있던 30대 태국인 아내 B씨의 얼굴과 목 등에 전기주전자로 끓인 물을 부어 2도 화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를 치료한 서울의 한 화상 전문병원이 폭행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수사 초기 A씨는 “넘어지면서 실수로 끓는 물을 쏟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B씨 측은 A씨가 다른 남자를 만날까 봐 얼굴을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검찰 구형량인 징역 3년보다 무거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물을 끓인 후 잠든 배우자 얼굴에 붓는 일반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와의 합의를 감형 사유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는 등의 조건으로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해 선처를 원한다”며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는 항소심에서 형량이 6개월 줄었지만, 선고 당일 다시 상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