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회원권을 끊고 강습까지 등록했다면 결제 방식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운동에 쓴 돈이라고 모두 같은 기준으로 소득공제를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생활체육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해 헬스장과 수영장 이용료까지 세제 혜택을 넓힌 뒤 체육시설 카드 매출과 이용자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실제 혜택은 총급여와 카드 사용액, 결제 항목에 따라 달라진다. 운동에 쓴 돈이 얼마나 공제 대상에 포함되고, 실제 세금 부담을 얼마나 줄여주는지 따져봐야 한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따르면 체육시설 이용료 소득공제는 2025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기존 도서·공연·박물관·미술관·신문·영화 등에 적용하던 문화비 소득공제 범위를 헬스장과 수영장 시설 이용료까지 넓힌 제도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가 요건을 충족하면 체육시설 이용료의 30%를 소득공제 대상 금액으로 인정받는다.
제도 시행 뒤 시장 지표는 크게 움직였다. 문체부가 2025년 상·하반기 카드 결제 자료를 비교한 결과, 체력단련장 카드 매출은 상반기 181억9000만원에서 하반기 827억3000만원으로 354.7% 늘었다. 수영장도 51억1000만원에서 179억2000만원으로 250.6% 증가했다.
이용자 수도 상승했다. 하반기 체력단련장 이용자 수는 상반기보다 85.0%, 수영장은 58.7% 올랐다. 이용자 1인당 카드 결제액은 체력단련장이 30만7460원에서 75만1843원으로 144.5% 늘었고, 수영장은 9만8669원에서 21만7910원으로 120.8% 증가했다.
문체부는 시장점유율 58.0%인 카드사 4곳의 결제 자료와 시장점유율 70%인 신용평가사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다. 체육시설의 카드 매출과 이용자 수가 모두 상승한 것이다. 다만 반기별 카드 결제액 비교에는 회원권 선결제와 강습 상품, 계절적 수요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개된 분석 수치만으로는 매출 증가분 가운데 소득공제 제도가 직접 유발한 몫을 분리하기 어렵다.
체육활동 전반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었다. 문체부가 2026년 1월 발표한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국민의 월평균 체육활동 경비는 6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만6000원 증가했다. 주 1회, 30분 이상 운동하는 생활체육 참여율은 62.9%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월평균 경비는 헬스장·수영장뿐 아니라 여러 종목의 체육활동 비용을 포함한다.
공제에 참여하는 사업자도 늘었다. 한국문화정보원 등록 현황에 따르면 이달 기준 공제 대상 체력단련장은 8450곳, 수영장은 581곳으로 모두 9031곳이다. 제도 시행 초기인 2025년 6월 약 1000곳이었던 등록 사업자가 1년여 만에 9000곳을 넘어섰다.
정부가 제도 도입 당시 제시한 대상 시설 추정치는 민간 체력단련장 1만4800곳, 수영장 900곳, 공공체육시설 1300곳 등 약 1만7300곳이었다. 이는 정책 도입 당시의 추정치로, 현재 등록 시설 수와 집계 기준·시점이 다르다.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등록된 사업자에서 적격 비용을 결제해야 한다.
소득공제 적용에는 카드 사용액 요건도 있다.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넘어야 한다. 총급여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연간 카드 사용액이 이 기준에 미달하면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공제율 30%는 결제 금액의 30%를 현금으로 돌려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에서 일정 금액을 빼주는 방식이다. 공제 대상 이용료로 120만원을 지출했다면 36만원이 소득공제 대상 금액으로 반영된다. 실제 절세액은 적용 세율과 다른 공제 항목, 공제 한도에 따라 달라진다.
강습비가 포함된 상품은 시설 이용료와 강습비 등 시설 이용 외 비용을 구분할 수 있는지가 공제 대상 금액을 좌우한다. 시설 이용료와 강습비 등이 구분되지 않으면 해당 결제액의 50%를 체육시설 이용분으로 계산한다. 반면 별도로 구분되는 강습비는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운동용품이나 음료 등 별도 상품 구매액도 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