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절반값, 국산 비만약 ‘에페’ 첫 처방…첫 4주 공급가 13만원

초기 공급가 마운자로 절반…13주 이후 4주분 29만9200원
한국인 임상 40주 평균 9.75% 감량…약효 단순 비교 주의

첫 국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입한다. 첫 4주분 공급가는 12만9800원으로, 마운자로 초기 용량의 절반 수준이다.

 

한미약품 제공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날부터 일부 의료기관에서 순차적으로 처방된다. 초기 물량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공급되며, 약국을 포함한 전국 유통망으로 확대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에페의 1회 투여분 공급가는 용량별로 2㎎ 2만4200원, 4㎎ 4만700원, 6㎎ 5만7200원, 8㎎ 6만9300원, 10㎎ 7만4800원으로 알려졌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금액으로, 한미약품이 공식 발표한 소비자 판매가격은 아니다.

 

주 1회 투여하는 에페를 첫 2주간 2㎎, 다음 2주간 4㎎씩 사용하면 첫 4주분 공급가는 12만9800원이다. 마운자로 초기 용량인 2.5㎎ 4주분 공급가 약 27만원의 48%, 위고비 초기 용량인 0.25㎎ 4주분 공급가 약 21만원의 62% 수준이다.

 

하지만 치료를 계속하면 비용도 늘어난다.

 

알려진 증량 일정에 따르면 5~8주에는 6㎎을 주 1회 투여해 4주분 공급가가 22만8800원이 된다. 9~12주에 사용하는 8㎎은 27만7200원, 13주 이후 10㎎은 29만9200원이다.

 

첫 4주와 13주 이후의 공급가 차이는 17만원가량이다. 초기 가격만 보고 장기 치료비까지 저렴할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에페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으로 환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의료기관의 판매가격과 진료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개발·생산한 신약이라는 점과 한국인 대상 임상 자료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에페는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한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이 참여한 임상 3상의 40주 중간 분석에서 에페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투여군의 79.42%,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49.46%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일부 환자에게서 최대 약 30%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대상 임상을 진행했다는 점은 국내 환자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할 자료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경쟁 약물의 주요 글로벌 임상에서는 더 높은 평균 체중 감소율이 보고됐다.

 

마운자로 성분인 터제파타이드를 평가한 ‘SURMOUNT-1’ 임상에서는 15㎎ 투여군의 72주 평균 체중 감소율이 20.9%였다.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티드를 평가한 ‘STEP 1’ 임상에서는 2.4㎎ 투여군의 68주 평균 체중 감소율이 14.9%로 나타났다.

 

에페는 낮은 초기 공급가를 앞세워 수입 비만치료제 중심의 국내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장기 처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증량 이후의 실제 환자 부담액과 안정적인 공급, 처방 현장에서 확인되는 감량 효과와 부작용 등이 시장 안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