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이 “브라질의 진정한 합법적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주장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날 가족과 함께 마이애미 외곽의 한 개인 공항에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도착했다. 검은 방탄 조끼를 입은 보우소나루 의원은 공항에 몰려든 기자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공항에는 그를 환영하는 지지자는 없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이날 도착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선출된 대통령이고, 브라질의 선거를 훔친 범죄자들은 폭정을 확립한 범죄 조직의 일원”이라며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미국행에 대해선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떠났다고 설명했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처음에는 자신을 브라질의 “진정한 합법적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선언했다가, 이후 해당 성명을 삭제하고 “브라질 지도자”라는 단어를 사용해 다시 게시했다. 그는 앞으로 해외에서 야당 지도자로 활동하며 투쟁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외신들은 보우소나루 의원이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전날 밤 아르헨티나로 육로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에콰도르 과야킬을 경유해 이날 오전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에콰도르를 경유한 것은 브라질 영공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의원의 출국은 브라질 대법원에서 여권 반납을 명령한 직후에 다급하게 진행됐다. 소속 정당인 자유당(PL) 지도부와 측근들조차 그의 출국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그간 진행되고 있던 보우소나루 의원 대한 대한 돈세탁 혐의와 불법자금의 해외 도피 등 각종 혐의의 수사를 위해 출국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는 이탈리아 여권을 소지한 채 출국금지 명령을 어기고 도피했다.
미국 정부가 보우소나루 의원에 대해 비자를 발급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브라질 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AP통신에 보우소나루 의원과 그 가족에 대해 “비자를 발급하고 미국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들의 미국 입국은 승인했으나, 브라질의 정치 혼란에 개입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가 그에게 입국 허가를 내줬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나는 (브라질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