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반도체는 로봇… 직접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반도체 독주 속 완제품 부진이라는 숙제를 안은 삼성전자는 로보틱스 사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와 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반도체에서부터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와 그룹 관계사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로보틱스 사업이 글로벌 삼성의 새로운 ‘반도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4주년인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연구개발)캠퍼스 내 RX(로보틱스 경험) 사업추진실을 방문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기술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RX사업추진실이 출범한 이후 이 회장이 직접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로봇 사업을 낙점하고 육성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이처럼 로봇 사업을 정조준한 배경에는 반도체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해야한다는 과제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고 있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과 달리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경우 원가 부담으로 2분기부터 약 8000억원의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휴머노이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센서, 베터리, 모터 등 삼성전자의 내부역량을 통해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산업이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부품 내재화를 통해 외부 조달 비용을 아끼고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장 전망도 밝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50년 휴머노이드 시장은 5조 달러(약 6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조만간 발표할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DX 부문장인 노태문 사장 직속의 RX사업추진실이 독립해 전사에 분산된 로봇 개발 인력 및 역량을 통합할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가 기존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에 이어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할 AI 학습 및 제어 인프라, 정밀부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7’에서 로봇 기술의 청사진을 선보일 예정이다. 출품할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실상 최종 승인 단계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로봇 등 미래 먹거리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이재용 체제 5년차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