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라는 신기원을 써내려 간 삼성전자의 다음 목표는 전 분야의 ‘초격차’ 달성이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아직 2위에 머무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에 올라서는 게 목표다. 일반 메모리 제품은 물론 고성능 메모리 시장까지 모두 석권하겠다는 것이다. 적자를 기록 중인 완제품 사업은 비용 절감과 새로운 판매 방식 도입 등으로 반전을 꾀한다.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은 로봇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일반 메모리는 물론 HBM을 포함한 고성능 메모리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메모리 공급을 원하는 고객들이 추가로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10개 고객과 다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10개사와 장기계약(LTA)을 맺은 바 있다. 이번 10개사가 추가되면 삼성전자와 메모리 공급 장기계약을 맺은 회사는 20개로 늘어난다. 메모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고객사가 끊임없이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에 밀려 2위를 기록 중인 HBM 분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 공급 현황을 묻는 질문에 “2027년 HBM 공급 물량은 회사의 제품 경쟁력을 감안한 목표 수준의 가격으로 협상이 완료돼 이미 완판(솔드아웃)된 상태”라며 “주요 고객의 추가적인 HBM 공급 증량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도 키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서 로보틱스 사업 육성에 나선다. 이 회장은 취임 4주년인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연구개발)캠퍼스 내 RX(로보틱스 경험) 사업추진실을 방문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기술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이 발표된 이날 주가는 4.13% 빠진 2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주주환원 방안 등에 삼성전자 주주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