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 “中 견제 거점 된 美 평택기지, ‘전작권’ 변수에 미래 불투명”

캠프 험프리스 르포서 진단

“中 마주한 최대 해외 군사기지
지상·해상·공중·정보역량 갖춰”
‘韓 ·美 동맹의 무게중심’ 평가도

대북 억제 넘어 역할론 변화 속
전작권 전환 땐 병력 감축 전망
“환수문제, 정치화 됐다” 인용도

軍, FMC 평가 대비 TF 대폭 확대

미국 최대의 해외 군사기지인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가 대북 기지를 넘어 중국을 마주한 거점으로 바뀌고 있지만,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추진으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는 미 언론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 안에서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를 대북 억제가 아닌 대중국 견제에서 찾으려는 기류가 커지면서, 전작권 논란이 감축 논리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타임스(WT)는 28일(현지시간) 외신 기자단에 공개된 캠프 험프리스 르포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기지는 뉴욕 양키스타디움 29개가 들어갈 만큼 넓고, 최대 2만8000명의 미군이 머무는 곳이다. 2018년 주한미군사령부가 옮겨 오며 문을 연 이 기지의 건설비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 가운데 90%는 한국이 부담했다.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 등 3개 사령부가 자리 잡았다.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주한미군 군용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WT는 험프리스가 미군이 한반도 최전방에서 물러난 결과를 집약해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금 북한 가까이 남은 미군은 판문점 경비대대와 여단 규모로 줄어든 미 2사단뿐이다. 대신 험프리스와 군산의 드론·공군기지, 오산의 공군·우주군 기지는 모두 서해 건너 중국을 마주 보고 있다. 또 미 군함이 자주 드나드는 평택 해군기지까지 더하면 지상·해상·공중·우주·사이버·정보를 아우르는 역량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한 미군 공보 당국자는 이곳을 ‘한·미동맹의 무게중심’이라고 불렀다.

 

WT는 그러나 전작권 전환이 이 기지의 미래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정부는 2030년 전 전환을 목표로 하지만,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전환 조건이 바뀌고 있다며 시한을 정하지 말라고 발언해 한국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연합사는 하나의 사령부로 양국 군을 지휘하는 모범적 전투 사령부로 꼽히지만, 전작권이 넘어가면 해체될 수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미국은 단기 작전이 아니면 자국군을 외국 지휘 아래 두지 않아 왔고, 한국은 정보·감시·정찰(ISR)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 국제정책차장과 주미대사관 국방무관을 지낸 신경수 예비역 육군 소장은 WT에 “전작권 전환이 우려되는 건 이제 군사가 아닌 정치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T는 주한미군의 위상을 둘러싼 미국 내부의 셈법도 언급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중국·북한·러시아 극동이 만나는 지리적 이점을 들어 한국을 역내 미군 작전의 전력투사 거점으로 내세워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이런 주장의 이면에 조직 논리가 깔렸다고 풀이했다. 해군·해병대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에서 주한미군의 ‘4성 장군급 육군 사령부’ 지위를 지키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에서는 대북 억제라는 주한미군 본연의 임무를 낮춰 보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북한이 아닌 중국을 미국의 ‘최우선 위협’으로 거듭 지목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한미군에 중국 견제 같은 더 구체적인 임무가 없다면 이렇게 큰 병력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군은 전작권 전환의 마지막 관문인 미래연합군사령부(미래연합사)의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에 대비해 관련 조직을 대폭 늘리고 있다. 군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전작권전환추진단 안의 연합검증평가 태스크포스(TF)를 기존 9명에서 50명으로 늘리기 위해 국회에 제출된 내년 정부 예산안에 운영비 5100만원 증액을 요청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FMC 평가에 대비해 평가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원활한 평가를 위해 올해 연합검증TF 규모를 확대 편성했다”고 밝혔다.

 

미래연합사는 전작권 전환 뒤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할 사령부다. 한·미는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FMC 순으로 미래연합사의 능력을 검증한다. 정부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FOC 검증을 차기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완료하고 전환 목표 연도를 정한다는 구상이지만, 12월로 예정됐던 SCM은 내년 초로 미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