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공식 방한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자동차·배터리·반도체부터 인공지능(AI), 양자, 바이오, 우주 등 산업·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 기업의 원활한 경제활동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방 당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와 조속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국방·안보 협력의 제도적 기반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메르츠 총리와의 회담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경제·산업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첨단산업과 미래 성장동력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의 방한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부는 경제협력을 공급망·경제안보·첨단산업을 포괄하는 전략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에 관한 공동의향서’를 30일 체결한다. 공동의향서는 무역·산업·자원 분야 정책협력 및 기술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다. 이 대통령은 “프레임워크를 통해 교역·투자 중심의 양국 협력은 산업·첨단기술 분야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체결된 ‘한·독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를 두고선 “양국 기업들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투자와 경제협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메이드 인 유럽’ 전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일종의 비관세 장벽인 ‘산업가속화법’(IAA)과 관련해 한국이 EU 역내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독일 측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국민·기업 간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비자 및 체류 허가증 발급 기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메르츠 총리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30일 ‘에너지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공동의향서’를 갱신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분야의 정책·기술 교류도 확대한다.
양 정상은 국방·안보·방산 협력 강화에도 공감했다. 국방 당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조속 체결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방산기업들이 독일과 합작 투자 및 공동 개발 등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는 데 깊은 관심이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단의 아픔을 겪었던 독일이기에 대화를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에 변함없이 깊은 공감을 표시해줬다”며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변함없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분단국가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며 “내일(30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