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패트릭 스튜어트 별세…휴 잭맨 “평생 그리워할 것”

사진=AP 뉴시스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X와 ‘스타트렉’ 시리즈의 장뤼크 피카르 선장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영국 배우 패트릭 스튜어트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튜어트는 지난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별세했다.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를 앓아온 고인은 짧지만 힘겨운 투병 끝에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 당시에는 아내 서니 오젤과 가족들이 곁을 지켰다.

 

유족은 고인이 가족과 친구들의 사랑 속에서 음악과 기도, 눈물과 웃음에 둘러싸여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의 평온한 표정과 우아함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동료 배우들과 영화계의 추모도 이어졌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울버린 역으로 호흡을 맞춘 휴 잭맨은 “오늘 우리는 무대와 스크린을 빛낸 위대한 배우 중 한 명을 잃었다”며 “그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평생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마블 스튜디오 역시 고인이 연기한 프로페서X를 언급하며 추모 성명을 발표했다. 마블 측은 스튜어트가 해당 캐릭터에 무게감과 깊이를 더하며 오랜 시간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슈퍼히어로 영화의 역사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고 기렸다.

 

1940년 영국 요크셔에서 태어난 스튜어트는 어린 시절부터 연기에 관심을 보였다.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아래에서 힘든 유년기를 보냈지만, 연극은 그에게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12세 무렵부터 연극 활동을 시작했으며, 17세에는 장학금을 받고 브리스틀 올드 빅 연극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연극 무대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비롯한 고전극을 소화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1971년에는 ‘한여름 밤의 꿈’으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고, 오랜 시간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탄탄한 경력을 구축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작품은 1987년 출연한 SF 시리즈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었다. 고전 연극 배우로 활동하던 스튜어트는 우연한 기회에 제작진의 눈에 띄어 장뤼크 피카르 선장 역을 맡게 됐다. 당시에는 대머리 영국 배우가 새로운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는 데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제작진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스튜어트는 침착하고 지적인 지휘관 피카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극 중 피카르 선장이 자주 사용한 대사 “그렇게 진행하시오”(Make it so)는 대표적인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해당 시리즈는 1994년까지 7개 시즌으로 이어졌으며, 이후에도 ‘스타트렉 제너레이션’, ‘스타트렉: 퍼스트 컨택트’, ‘스타트렉: 네메시스’ 등 관련 영화에 출연하며 캐릭터의 인기를 이어갔다.

 

2000년에는 또 다른 대표작인 ‘엑스맨’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텔레파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이자 돌연변이들의 정신적 지주인 프로페서X를 연기하며 폭넓은 관객층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여러 편의 시리즈에 출연했으며, 2017년 영화 ‘로건’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2022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는 다른 우주의 프로페서X로 등장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도 인연을 맺었다.

 

스튜어트는 SF와 슈퍼히어로 장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영화와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으며, 연극 무대에서도 꾸준히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에미상 후보에 네 차례 올랐고, 올리비에상을 세 차례 수상하는 등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연기 활동 외에도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으로 고통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와 연기 활동을 인정받아 2001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