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10월 북한의 자연환경과 생물, 역사·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보도를 내놨다. 룡림큰곰과 조선시조새 화석 등 천연기념물부터 국견 풍산개, 훈민정음 창제 원리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정치·군사 분야에 집중된 보도에서 벗어나 북한이 보존·계승을 강조하는 자연과 전통문화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이다.
◆ ‘국견 풍산개’ 품평회 열고 순종 보호·증식 강조
통신은 지난 29일 ‘영리함과 용맹성으로 널리 알려진 조선의 국견 풍산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28일부터 국가과학원 동물학연구소에서 ‘조선의 국견 풍산개품평회-2026’가 전문가들과 애호가들의 관심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 규모의 풍산개 품평회는 2019년 시작돼 올해까지 여러 차례 개최됐다.
북한에서 풍산개 순종과 마리수는 계속 보호·증식되고 있다. 풍산개의 원산지는 양강도 ‘풍산군’이 개칭된 김형권군이다. 통신은 풍산개는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하며 주인을 잘 따르지만 주인과 자기를 해치려들면 절대로 양보하지 않고 끝끝내 물러서지 않는 강한 투지와 용맹성을 지녔다고 소개했다.
◆ 남한은 ‘한글날’, 북한은 ‘조선글날’
23일 ‘우리나라의 비물질문화유산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소개했다. 북한이 2017년 10월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우리나라의 국가무형유산에 해당하는 국가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훈민정음이 1444년 1월(음력 1443년 12월)에 창제됐다”며 훈민정음 창제가 조선어 규범을 세우고 언어생활의 통일성을 보장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글자를 만들고, 배우기 쉽고 쓰기 편리하다는 점도 훈민정음의 우수성으로 꼽았다.
남한은 매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한다. 1446년 음력 9월 10일을 훈민정음 반포일로 보고, 이를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를 기념일로 정한 것이다.
반면 북한은 훈민정음의 반포가 아닌 창제를 기념한다. 훈민정음은 1443년 음력 12월 창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날짜가 확인되지 않아 양력 1444년 1월 15일로 보고 훈민정음 창제 기념일로 삼고 있다. 북한에서는 ‘조선글날’이라고도 부른다.
◆ 몸무게 최대 250㎏ 룡림큰곰
21일에는 자강도 룡림군과 랑림군 일대에 서식하는 ‘룡림큰곰’ 사진과 기사를 보도했다. 룡림군과 랑림군에 위치하고 있는 랑림산 줄기 일대는 해발 1400m 이상 고산지대에 울창한 숲과 풍부한 먹이가 있어 북한의 대표적인 큰곰 서식지 가운데 하나다. 통신은 북한의 천년기념물인 룡림큰곰은 잡식성으로 몸길이는 보통 150~180㎝, 큰 개체는 200㎝에 이르며 몸무게는 180~250㎏ 정도라고 소개했다. 털색은 진한 밤색이나 검은색이 대부분이다. 바위굴이나 나무 밑에 굴을 만들어 겨울잠을 자며, 11월께 들어가 이듬해 4월께 나온다.
룡림큰곰은 우표 도안으로 활용된 적도 있다.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은 2024년 룡림큰곰을 비롯해 흥주닭, 비파물범, 의주원앙새 등 천연기념물 4종을 소재로 한 우표를 발행했다.
◆ 북한은 조류의 발상지?
5일에는 천연기념물 조선시조새 화석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으로는 김일성종합대학 자연박물관에 전시된 실제 화석이 아닌 조선시조새의 형상을 그린 그림이 실렸다.
이 화석은 1989년 3월 10일 평안북도 신의주시 백토동에서 발견됐다. 당시 1억 5000만년 전의 지층에서 나온 이 화석이 시조새라는 보고를 받은 김일성 주석이 이름을 ‘조선시조새’라고 지었다고 한다. 통신은 “김 주석은 화석의 발굴은 우리 나라가 조류의 발상지임을 보여준다고 교시했다”고도 전했다. 통신은 화석에는 머리뼈와 날개뼈, 목뼈, 날개깃 등이 남아 있고 날개뼈에는 날카로운 갈고리 발톱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새가 ‘시조새’란 주장은 국제 학계에서 검증된 사실로 보기 어렵다. 1998년 영국의 생물학 학술지 바이올로지컬 리뷰(Biological Reviews)에 게재된 조류 기원 관련 논문은 이 화석의 형태적 특징과 분류 등을 들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