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규택지 발표에 토지주 반발… “공급 속도보다 정당한 보상 우선”

공전협 “정당한 보상·이주대책 우선”
서리풀 등 기존 택지도 임대 비율 갈등

정부가 수도권에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공급을 추진하면서 토지 수용과 보상 문제를 둘러싼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기존 공공주택지구에서도 임대주택 비율과 보상 문제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사업 절차를 단축해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주민 협의와 보상대책 마련이 주택공급 일정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발표에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가 ‘주택공급은 속도가 아니라 정당한 보상이 먼저’라고 촉구한 주장을 형상화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30일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공전협)는 입장문을 내고 “주택공급은 속도가 아니라 정당한 보상이 먼저”라며 “정부는 수용주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 일방적인 속도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전날 경기 김포·구리·하남·의정부·고양 등 수도권 6개 지역에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를 발표했다. 사업 절차를 단축해 2030년까지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공전협은 주택공급 확대와 주거안정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재산권과 생존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공시지가 중심의 보상 방식이 토지의 실제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보상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주민설명회와 보상 협의 등 의견 수렴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영세 상공인과 농업인, 임차인 등을 위한 생계·이주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속도전에 보상 갈등 확산…서리풀 임대 비율도 쟁점

 

기존 공공주택지구에서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전날 서울 서초구 서리풀1지구를 비롯해 오산세교3, 평택지제역세권, 김포한강2 등 전국 10개 사업지 대책위가 참여한 ‘전국 100만평 대책위 연합’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공공임대주택 비율 축소와 원주민 정착 대책 강화를 촉구했다

 

서리풀지구 주민들은 당초 발표된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55%에 별도 공공임대 물량 25%가 추가될 경우 전체 공급 물량의 80%가 임대주택으로 채워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임대 비중 확대에 따른 사업 수익성 악화가 토지 보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민들은 공공주택특별법상 의무 비율인 35%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리풀1지구 조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공 

서리풀1지구 토지주 대책위에 따르면 이 지구는 이날 보상계획 공고를 시작으로 감정평가사 선정 등 보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책위는 감정평가사 선임이 12월 중순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지주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던 토지의 보상 수준과 양도소득세 부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서리풀1지구 토지주 대책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대주택 비율을 법정 최소 수준인 35%로 조정해 달라는 요구를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식 전달했다”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협의하겠다는 답변만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면서도 주택공급 사업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서울의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은 토지주들도 인식하고 있다”며 “임대주택 비율과 보상 문제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다면 사업에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토지주들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