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대한사격연맹 갈등 일파만파… LA 올림픽 첫걸음부터 ‘삐걱’

올림픽 쿼터 걸린 세계선수권 앞두고 입촌 불발…부상 점검도 차질
사격연맹 경향위 개편 논란…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승인 보류
연맹 “자동 선발 선수도 피해” vs 체육회 “선발 공정성 확인 필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한국 사격이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향한 첫 관문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 절차를 둘러싼 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와 대한사격연맹의 갈등으로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정상적인 훈련마저 차질을 빚으면서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뉴시스

30일 체육계에 따르면 대한사격연맹은 지난 21일 대한체육회에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입촌을 신청했지만, 출국을 앞둔 29일 최종 보류 통보를 받았다. 선수들은 합숙 훈련 없이 각자 총기를 챙겨 인천국제공항에 모였고, 이틀에 걸쳐 카타르 도하행 비행기에 올랐다.

 

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선수권대회는 11월1일부터 14일까지 도하에서 열린다. 종목별로 LA 올림픽 출전권이 3장씩 걸려 있어 한국 사격으로서는 올림픽 메달 도전을 향한 중요한 첫 시험대다.

 

진천선수촌 합숙 훈련은 국제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부상 여부를 점검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살필 기회조차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한 선수는 무릎 부상을 입은 상태로 출국해 대회 출전 여부마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의 발단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이후 불거진 국가대표 선발 절차 논란이다. 대한사격연맹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기존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 위원들을 해촉하고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 2027시즌 국가대표 선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촉된 전 위원 일부가 위원회 개편과 선발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한체육회에 이의를 신청했다.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는 새 경향위의 구성과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새 위원회가 선발한 선수들의 국가대표 자격 승인을 보류하면서 선수촌 입촌에도 제동이 걸렸다.

 

대한사격연맹은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정한 선발 기준에 따라 성적만으로 대표 자격을 확보한 선수들까지 입촌 대상에서 제외된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선수촌에 들어가겠다고 요청한 선수들은 종목별 상위 성적 선수로, 위원회 구성 문제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대표팀에 승선하는 자원들”이라며 “6차례 선발전을 거쳐 400명 가운데 상위 3명을 뽑는 과정인데 무엇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뉴시스

선수들의 훈련 공백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코치진이 아시안게임 이후 선수들을 처음 봤다.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한 뒤 자세가 달라지지는 않았는지,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그런 부분을 점검하기 위해 입촌 훈련이 필요한데 출국하는 날 보류 통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향위 적법성이 문제라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 다시 제출하라는 식의 절차라도 있어야 했는데 그런 안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선발의 공정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채용 공정성이 사회적 화두인 만큼 국가대표 선발의 정당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직 국가대표 승인이 나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규정상 선수촌 입촌을 비롯한 지원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자체는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 쿼터가 걸린 중요한 대회인 만큼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면서 “선수촌 자비 입촌도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사격연맹 측에서 어렵다고 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