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대국민 직접 소통을 ‘목숨줄’·‘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하며 일각의 비판에도 연일 ‘엑스(X) 정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까지 직접 공유하며 소통 범위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다만 메시지 내용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과 공방이 벌어지는 경우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청와대 참모진이 뒷수습에 나서는 일도 점점 늘어가는 양상이다.
◆李대통령이 쏘아 올린 ‘다문화가정 지원’ 논쟁…3일 연속 글 게시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로 최근 가장 논쟁이 벌어진 사안은 ‘다문화가정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문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게시된 ‘국가 유공자, 유가족들하고 동급인 다문화 산모 산후조리원 입실순위’ 글을 엑스에 공유하며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되고 있다. 다문화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지방정부와 협의는 물론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적었다. 에펨코리아는 보수성향의 20·30대 남성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다. 해당 글에는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예약 순위’에서 다문화가족 산모와 국가유공자 산모가 같은 2순위인 것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차별적 인식’이라는 지적과 에펨코리아 글을 공유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29일과 30일 관련 게시물을 연달아 올리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엑스에 “일부 정책이 본래 취지를 벗어난 과잉으로 특혜에 이르거나 내국인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은 일반 평균에 부족한 부분을 메워 동등성을 회복하는 게 목표이므로 특혜나 부당한 우대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짚었다.
에펨코리아 글을 공유한 것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듯 “특정 정책의 과잉은 정책 일반의 신뢰를 떨어뜨리므로 문제가 있다면 누가 제기했든 신속하게 시정하는 것이 옳다”고도 썼다. 또 “일부 정책의 과잉을 시정하는 것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일반적 차별이나 혐오유발 조치로 오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0일에도 관련 엑스 글을 통해 “다문화가정 지원은 내국인가정과 다른 다문화가정의 특성에 따른 차별적 요소를 보완·시정해 내국인가정과 동등성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며 “어린이집 입소 시 가점 부여와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처럼 내국인가정보다 다문화가정을 예외 없이 우선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우선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은 충분히 고려하고 점검할 만하다”고 반박했다. “일부러 다문화가정에 대한 혐오와 적대를 유발하려는 극우적 선동으로부터 이를 방어·보호하기 위해서도 공격과 선동의 빌미는 최소화해야 한다”며 “적든 많든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요소, 과잉이나 부당한 우대로 논란될 수 있는 부분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극우적 선동과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적었다.
◆李 메시지에 靑은 ‘지원 사격’…참모진들 진땀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논란이 일자 지원 사격에 힘을 쏟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언론 공지에서 “(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제시한 모자보건 지원에 있어 문제 제기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을 없애자는 게 아니라 산후조리원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호근 청와대 인구정책비서관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이 대통령의 SNS 글은 산후조리원 이용의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제도의 혜택이 더욱 절실한 산모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지방정부의 특성과 자율성도 충실히 반영하겠다”며 “아울러 다문화가족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도 면밀히 살피며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난 27일 국무회의 과정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일자리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외국인 노동자가 핵심이 아니라, 농어업 노동 분야의 지원이 너무 낮은 것이 문제이므로 임금 수준이 보장되는 질 좋은 농어업 생산적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주안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농업·임업·축산업·어업 할 것 없이 살려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임금을) 전부 다 송금하니까”라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이주노동자 단체와 진보 성향 야당들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경자 사회수석과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은 엑스 글을 통해 이 대통령의 ‘노동 존중’ 지시 사항 등을 공개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농축산업계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공공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문제’ 관련 언급에 대해 “두 주제는 서로 다른 정책적 제안인 만큼 특정 단어보다는 발언의 맥락과 골자를 함께 고려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한 대국민 직접 소통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 글에서 “뒷골목이나 SNS 속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국민 모두로부터 국가 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 공복이 포기하면 안 될 중요한 책무의 하나”라며 “유력자든 힘없는 서민이든 모두 제가 복무하고 받들어야 할 대한민국 주권자이고, 누추한 뒷골목이든 익명의 커뮤니티와 SNS 속이든 모두 국민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