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뱃살부터 빠졌다…췌장암 진단 3년 전 나타난 변화

메이요클리닉, 췌장암 환자 1825명·대조군 3650명 CT 비교
내장·피하지방은 3년간 감소 폭 커…근육 차이는 마지막 1년
개인 판별에는 한계…원인 모를 체중 감소·황달은 진료 필요

췌장암 환자는 진단 최대 3년 전부터 대조군보다 복부 지방이 빠르게 줄었다. 근육량 차이는 진단 전 1년 사이에 나타났다. 복부 지방 감소가 근육 감소보다 먼저 관찰된 것이다.

 

줄자로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모습. 췌장암 환자 1825명의 복부 CT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진단 전 최대 3년 동안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대조군보다 빠르게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Pexels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네덜란드 레이던대 의학센터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췌관선암 환자 1825명과 대조군 3650명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25일 국제학술지 ‘췌장학(Pancreatology)’에 온라인 공개됐다. 메이요클리닉은 지난 20일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지방 먼저 줄고 근육은 나중에

 

연구팀은 2002~2020년 췌관선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CT 영상을 분석했다. 췌관선암은 췌장암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이다. 대조군은 연령, 성별, 당뇨병 여부를 맞춰 환자 1명당 2명씩 선정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분석으로 진단 전 최대 36개월 동안 내장지방, 피하지방, 골격근의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췌장암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더 빠르게 줄었다. 월평균 감소 폭은 피하지방 지수가 0.53㎠/㎡, 내장지방 지수가 0.37㎠/㎡ 더 컸다.

 

골격근 지수는 진단 전 마지막 12개월에서만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 기간 환자군의 월평균 감소 폭은 대조군보다 0.28㎠/㎡ 컸다.

 

◆체성분 변화로 환자 구별, 정확도는 중간 수준

 

연구진은 진단 전 최대 3년간의 자료를 분석했다. 다만 모든 환자의 지방이 진단 3년 전부터 줄어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체성분 변화만으로 췌장암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환자와 대조군 각 581명을 비교한 결과 판별 성능을 나타내는 AUC는 0.76이었다. AUC는 1에 가까울수록 구별 능력이 높다는 뜻이다.

 

연구 결과는 췌장암 환자와 대조군을 구별하는 데 일정한 가능성을 보였지만, 개인의 암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판별 성능도 주로 진단 직전 나타난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진단 3년 전 복부 지방 감소만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CT 영상으로 고위험군 선별 연구

 

연구팀은 다른 질환 때문에 이미 촬영한 복부 CT 영상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과거 영상에 기록된 지방과 근육의 변화를 추적하면 췌장암 위험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요클리닉은 체성분 변화, 기존 임상 정보, 영상 지표를 결합해 췌장암 고위험 환자를 찾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의 시니어 저자인 메이요클리닉 소화기내과 전문의 얀 비 박사는 췌장암이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위험도 평가에 쓰일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실제 진료에 적용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체중 감소·황달 나타나면 원인 확인해야

 

이번 연구는 과거에 촬영한 CT 영상을 분석한 관찰연구다. 복부 지방과 근육량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이 실제 췌장암 조기 발견이나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체중 감소는 영양 상태나 다른 질환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다. 복부 지방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췌장암을 의심하기보다는 원인 모를 체중 감소가 지속되는지, 복통이나 황달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췌장암 진단 전 복부 지방과 근육량의 변화를 표현한 이미지. 미국 메이요클리닉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에서 췌장암 환자는 진단 전 최대 3년 동안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대조군보다 빠르게 감소했고, 골격근량 차이는 진단 직전 1년에 뚜렷하게 나타났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복부·등 통증, 소화불량이 계속되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나면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변 색이 짙어지거나 대변 색이 평소보다 옅어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