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이 햄버거가 되고, 막걸리가 씹어 먹는 캔디로 변신했다. 떡에 피자와 콘치즈를 얹는가 하면, 기존 버거에 사용하던 게살 크로켓을 아침 메뉴로 다시 선보였다.
유통업계가 10월 말 잇달아 이색 신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익숙한 음식에 새로운 재료를 결합하거나 기존 인기 제품을 다른 형태로 바꾸는 시도가 눈에 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 한국맥도날드, 팔도, 풀무원, 국순당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간편식부터 버거, 디저트까지 신제품을 선보였다. 한국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와 편의성·영양 성분을 강화한 제품이 함께 등장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는 대표적인 한식인 비빔밥을 햄버거로 재해석한 '진짜 비빔밥 버거'를 30일 출시했다.
바삭하게 튀긴 비빔밥 패티에 직화 패티와 계란프라이, 양파, 양상추를 조합했다. 가루쌀로 만든 라이스 브리오슈 번을 사용하고 김페스토 소스를 더해 비빔밥 특유의 맛을 살렸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할인 행사인 '2026 대한민국 쓱데이'에 맞춰 선보인 제품이다. 신세계푸드는 제주항공과 협업해 서울 성수랩점에서 11월 28일까지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음식을 친숙한 버거 형태로 소개하려는 시도다.
한국맥도날드도 기존 메뉴를 활용한 신제품을 내놨다.
29일 출시한 '게살 크림 크로켓 머핀'은 지난 5월 선보인 '와사비 게살 크림 크로켓 버거'의 크로켓을 아침 메뉴로 재구성한 제품이다.
게살과 크림을 넣은 크로켓에 스위트 칠리 소스와 화이트 마요 소스를 더했다. 토마토와 양상추를 잉글리시 머핀에 함께 담았다.
일부 특수 매장을 제외한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서 오전 4시부터 10시 30분까지 판매한다. 기존 버거의 주요 재료를 활용해 아침 식사 메뉴를 확대한 사례다.
팔도는 실제 바지락살을 담은 '바지락 짬뽕'으로 라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건조 바지락살에 목이버섯과 청경채를 넣고 해물 국물에 고기 짬뽕의 풍미를 더했다. 면은 부드럽고 쫄깃한 중면 스타일이다.
라면에 실제 해산물 원물을 넣어 건더기와 식감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풀무원은 냉동 돈가스의 고급화에 집중했다. 국내산 돼지고기 안심을 사용한 '안심 돈카츠'와 '안심 치즈돈카츠' 2종을 출시했다.
통안심을 도톰하게 썰어 사용하고, 치즈 제품에는 통모짜렐라 치즈 블록을 넣었다. 튀김옷에는 입자가 큰 생 빵가루를 적용해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 두 제품 모두 350g 기준 1만2980원이며, 에어프라이어에서 180도로 약 14분 조리하면 된다.
국순당은 크라운제과와 손잡고 막걸리를 활용한 '국순당 막쮸'를 출시했다.
국순당 쌀막걸리를 원재료로 사용한 발효 쌀 츄잉캔디다. 국산 쌀과 누룩, 효모를 활용한 발효 기술에 크라운제과의 캔디 제조 기술을 결합해 막걸리 특유의 곡물 풍미와 쫀득한 식감을 구현했다.
막걸리 브랜드를 주류 밖의 간식으로 확장한 사례다. 국순당은 이를 통해 막걸리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디야커피는 글로벌 소스 브랜드 하인즈와 협업해 '피자설기'와 '콘치즈설기'를 29일 출시했다.
전통 설기떡에 피자와 콘치즈의 맛을 결합한 메뉴다. 피자설기에는 하인즈 피자소스를, 콘치즈설기에는 하인즈 마요네즈를 활용했다. 가격은 각각 2900원이다.
전국 이디야커피 매장과 배달 플랫폼에서 판매한다. 커피와 함께 먹는 간식에 전통 떡을 활용하면서 디저트 메뉴의 선택 폭을 넓혔다.
동서식품도 기존 인기 제품을 변형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오레오오즈 마시멜로 파티'는 기존 오레오오즈보다 마시멜로 함량을 두 배 늘렸다. 별과 하트 모양의 파스텔 색상 마시멜로를 넣었으며 450g 대용량과 25g 컵 제품으로 출시했다.
우유에 말아 먹는 시리얼뿐 아니라 요거트나 아이스크림에 곁들이는 토핑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남양유업은 무지방 락토프리 우유에 식이섬유를 더한 '슈퍼제로 락토프리 멸균우유'를 30일 출시했다.
180㎖ 한 팩에 식이섬유 1.4g을 담고 유당 0g, 지방 0g 설계를 유지했다. 기존 900㎖ 살균우유에 이어 상온 보관이 가능한 소용량 멸균 제품을 추가했다.
락토프리 우유 시장의 성장도 제품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다.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락토프리 멸균우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 늘었다.
샘표는 분말육수 '연두 육수한포' 2종을 출시했다.
'다시마표고야채'와 '멸치디포리'로 구성했다. 기존 코인육수를 부숴 볶음이나 무침 요리에 활용하던 소비자들의 사용 방식에 착안해 분말 형태로 만들었다.
국물 요리뿐 아니라 볶음, 조림, 무침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한 포씩 개별 포장해 필요한 만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가보훈부와 협업해 '서울우유 감사 우유 케이크'를 출시했다.
군인과 경찰, 소방관, 해양경찰, 교도관 등 제복근무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획했다.
서울우유의 우유와 생크림, 연유 등을 활용했으며 케이크를 직접 꾸밀 수 있는 굿즈와 감사카드도 함께 구성했다. 카카오 선물하기와 서울우유 공식 쇼핑몰 등에서 판매하며, 수익금 일부는 제복근무자 유가족 복지 지원에 사용한다.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은 캐나다 퀘벡의 겨울 풍경에서 영감을 얻은 신메뉴 '퀘벡'을 출시했다.
프랑스 이즈니 버터를 사용한 버터크림에 메이플의 단맛을 더한 라테다. 음료 위에 미니 크루아상과 메이플 플레이크를 올렸다.
캐나다 도시의 특징을 음료에 담는 '시티 캠페인'의 일곱 번째 메뉴다. 팀홀튼은 11월 10일까지 해당 음료 구매 고객에게 리워드 메이플 스탬프를 두 배 적립해 준다.
이번 신제품 출시에서는 세 가지 흐름이 뚜렷하다. 비빔밥 버거와 피자설기처럼 서로 다른 음식을 결합한 제품, 게살 크로켓 머핀과 오레오오즈처럼 기존 제품을 변형한 메뉴, 안심 돈카츠와 분말육수처럼 재료와 조리 편의성을 강화한 간편식이다.
기업 간 협업도 활발하다. 국순당과 크라운제과는 막걸리를 캔디로 만들었고, 이디야커피와 하인즈는 전통 떡에 서양식 소스를 접목했다. 서울우유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제품에 공익적 의미를 담았다.
업계의 신제품 경쟁은 맛뿐 아니라 제품을 먹는 방식과 구매 목적까지 넓어지고 있다. 익숙한 브랜드와 재료를 활용하면서도 소비자가 기존 제품과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통된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