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스텔스 무인기까지 공개…자폭드론 수백대, 실전 능력은? [박수찬의 軍]

가오리형 스텔스 무인기 첫 등장
자폭드론 수백대 공개…양산 가능성은
화려한 무기 과시 뒤 실전 성능은 의문

북한이 무인기 기술을 과시하며 ‘드론 전쟁’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한국군이 지난달 16일 ‘국방 드론 기술전’을 개최, 다양한 드론·대드론 기술을 선보이자 북한도 ‘무인항공기술발전-2026’을 통해 무인기를 대거 선보이고, 한·미 모의 표적 공격을 시연했다.

 

다만 북한이 실전 운용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했는지는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열린 ‘무인항공기술발전-2026’에서 선반 위에 전시된 수백대의 4축 쿼드콥터 유선조종 자폭 드론 금성-45가를 살피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처음 등장한 스텔스 무인기

 

북한이 28일에 개최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는 자신들의 무인기 기술 수준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시회에서 전술자폭무인공격기와 전술순항비행탄 사격 등이 이뤄졌다.

 

통신은 “전술 자폭무인공격기들과 다목적무인기에서 발사된 공중대지상 미사일들, 순항비행탄들은 섬 표적을 100%의 명중 정확도로 정밀타격했다”고 밝혔다.

 

전시회에선 신형 스텔스 무인기가 처음 등장했다. 북한이 제작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기종이다.

 

외형상으론 꼬리날개가 없는 가오리형 기체다. 3점식 착륙장치를 갖췄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가오리-X, 옛 드론작전사령부에 배치됐던 스텔스형상 소형드론과 비슷하다. 중국산 GJ-11 무인기도 이같은 형상이다.

북한이 지난 29일 개최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장에 꼬리날개가 없는 전익형 스텔스 무인기 21030901로 보이는 기체가 전시돼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과거에는 레이더가 작은 크기의 무인기를 탐지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레이더 기술의 발달로 무인기가 탐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스텔스 기술을 전면적으로 적용한 무인기가 등장하고 있다.

 

4축 쿼드콥터 유선조종 자폭 드론 금성-45가도 선반에 수백대가 놓인 채 공개됐다.

 

유선조종은 광섬유 유도 방식을 뜻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자전이 극심해지자 우크라이나·러시아군은 FPV 드론에 광섬유를 장착, 유선유도 방식으로 전환해서 전자전을 무력화했다.

 

초기에는 비행거리가 10∼20㎞였으나 기술개량을 통해 40∼50㎞로 늘어났다.

 

비행거리를 100㎞까지 늘린 것과 광섬유·무선조종 방식을 모두 채택한 이중 채널 FPV드론도 등장할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북한이 러시아의 전술·기술·생산 경험 및 중국의 소재·부품·장비를 결합해 드론 생산체제를 구축하면, 다른 기종보다 저렴하고 양산이 용이한 광섬유 FPV 드론이 대량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행사에서 수백대의 금성-45가 드론이 선보인 것은 양산 체제를 갖췄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만큼 한국군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북한이 지난 29일 개최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진열대에 빼곡히 걸린 4축 쿼드콥터 유선조종 자폭 드론 금성-45가의 모습. 조선중앙TV·연합뉴스

◆다양한 무인기 선보인 북한

 

한국 공군이 보유한 미국산 RQ-4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외 거의 같은 외형을 지닌 샛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도 주목을 받았다.

 

이란 전쟁에서 큰 위력을 발휘한 MQ-9 리퍼 무인공격기와 매우 비슷한 샛별-9형 다목적 무인공격기는 공대지 전술순항비행탄 발사 장면이 처음 공개됐다.

 

공대지 전술순항비행탄은 활공 비행을 하다가 종말 단계에서 탄두에 있는 탐색기로 표적을 식별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유도무기로 추정된다. 

 

샛별-9형은 육군과 공군에서 모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발사 장면에는 기체에 ‘조선인민군륙군’ 표기가 있다. 반면 지상 전시 기체는 ‘조선인민군공군’으로 표기되어 있다.

북한이 지난 29일 개최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글로벌호크와 유사한 샛별-4형(맨 앞), 리퍼와 비슷한 샛별-9형 무인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육군 기종은 공격헬기가 담당하는 근접항공지원과 정찰 등을 맡고, 공군은 보다 먼 거리에 있는 표적을 타격하거나 광역 정찰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X자 날개를 지닌 배회형 자폭드론도 등장했다.

 

원통형 동체에 X자 날개를 앞뒤에 붙인 형태다. 기수에 카메라가 있으며, 지상 레일 발사대를 운용한다.

 

기체 번호는 251xxx(6자리)와 261xxxx(7자리)가 식별됐다.

 

지난 2024년 말에 공개된 바 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란셋-3 자폭드론과 유사하다.

 

란셋-3 자폭드론은 X자 날개를 갖고 있어 기동성과 활공 능력이 우수하고, 전기 모터를 사용해 비행 시 소음이 적다. 광학/TV 유도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영상 전송을 받으며 표적을 정밀 타격한다.

북한이 지난 29일 개최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샛별-9호 무인기가 유도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러시아는 사·군단급 무인정찰기로 표적을 식별한 뒤 란셋-3를 투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북한이 이를 모방했다면, 신형 무인정찰기를 별도로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저시인성 도장을 한 저가형 고정익 자폭드론도 등장했다.

 

흰 바탕 대리석 무늬 위장을 했으며, 동체와 날개를 잇는 부분에 와이어를 보강했다. 

 

이는 2024년 11월에 등장했던 골판지 드론으로 추정된다. 그때는 와이어 대신 고무줄을 썼다.

 

골판지 드론은 우크라이나군이 호주의 SYPAQ가 만든 코르보 정밀 페이로드 전달 체계(PPDS)를 사용해서 유명해졌다.

 

이 드론은 3㎏ 상당의 폭발물이나 물자 등을 싣고 120㎞를 비행한다.

 

골판지 드론은 크기가 작고 통신을 하지 않아 탐지가 어렵다. 흔히 구할 수 있는 골판지를 재료로 사용해서 비용도 저렴하다.

 

북한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했다. 대리석은 연상케 하는 위장무늬다.

 

이는 중요한 부분을 시사한다. 회색 또는 흰색으로 도장된 다른 드론과 달리 위장색을 적용한 것은 지상 보병에 쉽게 포착될 정도로 낮은 고도를 비행한다는 의미다.

 

흰 바탕에 불규칙적인 회색·검은색 줄무늬는 흐린 하늘과 비슷하다. 날개·동체의 직선 윤곽을 끊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열린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X자 날개를 지닌 배회형 자폭드론을 살피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따라서 지상에서 올려다보면 드론의 윤곽이 덜 드러난다.

 

스프레이나 인쇄 필름 등으로 저렴하게 대량으로 도장할 수 있고, 골판지 동체의 방습 코팅 효과도 있다.

 

북한이 이번 행사에서 온전히 공개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드론을 추가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진에는 기체 일부만 드러났으나, 흰색 고정익 좌우 날개 아래에 검은 색 붐이 앞뒤로 뻗어있고, 붐 끝단에 소형 로터가 장착됐다. 동체 후방에는 추진식 프로펠러 1기가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열린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저시인성 도장을 한 저가형 고정익 자폭드론을 보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이같은 방식은 이착륙은 붐에 장착된 로터(2∼4개)로 하고, 순항 비행은 후방 프로펠러로 하는 쿼드플레인형 드론의 특징이다.

 

쿼드플레인형 드론은 활주로가 필요 없어 산악 지대, 선박, 도심 등 좁거나 거친 지형에서도 이착륙이 쉽다.

 

멀티콥터 드론보다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가며, 비행시간도 더 길다. 산악 지대가 많은 북한 특성에 적합하다.

 

반면 제어 알고리즘과 기체 구조가 복잡하며, 비용이 비싸고 비행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의문점 제기되는 北 무인기

 

북한이 ‘무인항공기술발전-2026’을 통해 공개한 무인기들은 과거보다 크게 발전한 모습이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열린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X자 날개를 지닌 배회형 자폭드론을 살피고 있다. 사진 오른쪽 아래의 무인기들은 날개 하부의 로터(2∼4개)로 이착륙하고, 동체 후방의 프로펠러로 비행하는 쿼드플레인형 드론으로 보인다. 노동신문·뉴스1

하지만 북한은 여러 차례 무인기 개발 소식을 전하면서 기술 수준을 자랑하면서도, 실제 성능에 대한 합리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기술적 수준과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스텔스 무인기를 정상적으로 운용하려면 높은 신뢰성과 강한 추력을 지닌 터보팬 엔진이 필수다.

 

미국 X-47B는 약 6.8t, 러시아 S-70은 약 12.5∼15t, 중국 GJ-11은 약 4t급 추력의 터보팬 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텔스 무인기에 필요한 엔진 추력은 기체의 크기와 중량, 공기역학적 특성, 임무 수행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군 관계자들이 지난 29일 열린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무인기들을 살피고 있다. 노동신문·뉴스1

따라서 북한이 공개한 스텔스 무인기에 반드시 4t 이상의 추력이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상당한 크기의 스텔스 무인기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기체 특성에 적합한 추력과 높은 신뢰성, 내구성을 갖춘 터보팬 엔진을 확보해야 한다. 북한이 이 같은 기술력을 갖췄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2022년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2시간 이상 비행해서 소형 터보팬 엔진의 장시간 내구성과 신뢰성은 확인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회용인 소형 순항미사일 엔진과 반복 운용하는 대추력 엔진은 수명·크기·내구성 등에서 차원이 다르다.

 

터빈 고온부 내열 소재·코팅, 전자식 엔진 제어 시스템, 매립형 엔진·굴곡진 흡입구·신호 저감 등 스텔스 기술 등에 대한 고도의 신뢰성 확립도 필수다. 이 모든 것들을 북한이 단기간 내 확보했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북한이 지난 29일 개최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서 북한 자폭드론이 한국군 감시초소(GP)를 모사한 모형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북한이 ‘무인항공기술발전-2026’에서 스텔스 무인기를 공개했지만, 엔진과 비행제어체계, 스텔스 성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 실제 비행이 가능한 시제기인지, 외형만 구현한 모형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글로벌호크와 거의 같은 형상인 샛별-4형은 글로벌호크 수준의 센서와 통신장비 기술을 제대로 갖췄을 지 의문스런 상황이다.

 

북한은 자체적인 통신위성이 없는데도 글로벌호크의 위성통신 안테나용인 불룩한 기수까지 모방했다. 

 

다만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KN-23의 정확도를 크게 높인 것처럼 러시아와의 협력을 지속한다면, 북한의 무인기 기술 수준은 단순 모방 수준을 넘어서서 실질적인 도약을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