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북한 내륙의 전략 표적을 타격할 특수전·미사일 전력 강화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군 당국이 추진하는 특수전·미사일 전력 증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화력유도·정보공유 강화
육군이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특수전사령부는 특전팀 능력 강화를 위한 단기 계획과 중장기 비전을 구상하고 있다.
특전사는 유사시 북한군 장사정포 등을 발견하면, 공군 전투기를 불러들여 공습을 유도하는 임무를 맡는다.
따라서 특전팀의 항공화력유도, 지휘통신체계 강화가 필수다.
이를 위해 전투기 폭격 시 표적 관측과 화력 유도를 담당하는 합동관측관(JFO)을 특전팀당 1명 이상, 공습 과정에서 항공기의 무장 투하를 최종적으로 통제하는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을 대대당 1명 이상 확보할 예정이다.
노후화한 항공화력시뮬레이터의 성능개량을 추진, JTAC 임무를 모사할 수 있을 정도로 강화할 방침이다.
특전사는 특수작전 지휘통신체계 개선을 위해 특수타격작전 영상전송체계를 지난해 구축했다.
특전팀이 수집한 영상정보는 대대 지휘소와 공유된다.
공유된 영상은 지휘소의 운반용 위성단말장비로 군 위성통신체계-Ⅱ를 거쳐 여단 지휘소로 전송된다.
지휘소엔 미국 측 윈택(WINTAK) 장비를 설치해 특전팀 위치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예정이다.
윈택은 윈도우 운영체제용 지리공간 기반 상황 인식 및 임무 관리 소프트웨어다. 지도와 더불어 팀 위치와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사진 1장당 전송 속도를 현재의 10∼20분에서 1∼2분으로 단축하기 위한 신형 장비 도입도 추진한다.
내륙 지역에서 오랜 기간 작전할 때 발생할 단말기 배터리 방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충전기를 내년까지 보급할 예정이다.
중량 260g, 두께 2㎜의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면 1시간 내 통신장비 완충이 가능하다.
부대구조 개편은 2단계에 걸쳐서 진행된다.
2028∼2032년 대대·중대에 민사작전 전담조직을 편성하고, 소형드론 운용 전문화를 위한 주특기 조정 및 지원조직 신설을 검토한다.
이후 2040년까지 사령부·여단에 중·장거리 드론과 인공지능(AI)·우주·사이버·전자전 조직 편성을 추진한다.
특전사는 미래 AI 기반 특수작전 전력을 구축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7여단 1개 대대를 시범부대로 지정, 육군의 ‘아미 타이거 플러스’와 연계한 특수작전용 아미 타이거 플러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전팀은 △실시간 영상 전송 능력을 지닌 초소형 정찰드론 △10㎞ 이상 떨어진 표적을 타격할 자폭드론 △레이저로 무장한 다족보행 로봇 △AI 기반 통합전장가시화 단말기 △특수작전용 지정사수 소총 등을 갖추게 된다.
사령부·여단은 전자전과 정찰·타격 등을 위한 중·대형 무인기를 운용한다.
또한 특수작전용으로 쓰이는 MC-130K 수송기의 성능개량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의 MC-130K는 C-130H를 개량한 것으로서, 특전사는 야간비행·항법·생존장비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기동·정밀타격 능력 확보도
특전사가 수행할 특수작전에 쓰일 장비도 특임여단전력보강-Ⅱ 사업을 통해 지속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특전요원들의 신속한 이동을 도울 특수작전용경전술차량이 도입된다.
2024년부터 내년까지 242억원을 투입해 대형기동헬기 탑재가 가능한 전술차량을 전력화한다.
올해 안에 납품을 하고, 내년초까지 전력화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전력화가 이뤄지면 대형기동헬기에 특수작전용경전술차량을 탑재, 목표지점에 하역해서 기습타격, 추격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쓰일 전망이다.
특수작전용대물타격무인항공기 도입도 추진된다.
2031년까지 296억원을 투입해 특수임무여단의 특수타격작전 시 가시거리 밖에서 접근하는 적 기계화부대를 정밀타격하는데 쓰인다.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추진된다.
연내 계약을 하고 2029년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특수작전용대물타격무인항공기는 다른 무인정찰기로 표적을 탐지하면 대물타격무인기가 목표 지역으로 발사된다. 이후 표적을 식별하고 타격을 실시한다.
특전팀에 접근하는 적 기갑·기계화부대의 선두, 후미, 우회로에 대물타격무인기 발사장치를 배치해서 집중 운용하는 방식으로 적군의 접근 시도를 차단한다.
육·해·공군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추진 중인 공지통신무전기(SATURN) 성능개량도 특전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다.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은 2031년까지 1조7623억원을 투입, 현재 운용중인 공지통신 주파수 도약방식(HQ-Ⅱ)를 보안/항재밍이 강화된 차세대 도약방식(SATURN)으로 교체하기 위해 업체주관 연구개발 및 국외구매로 장비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내년 국방예산안엔 2442억원이 반영됐다.
2022∼2025년에 해군 해상작전헬기와 공군 공중급유기, 지휘기, 백두 정찰기 등에 적용됐으며, 현재는 지상·함정 분야에 대한 사업 타당성 재검증을 내년 3월까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타당성 재검증이 완료되면 내년 가을쯤에 미국 정부가 발송한 제안·수락서(LOA)를 수락할 예정이다.
지상·함정 분야 사업의 향후 일정은 현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 지상·함정 분야 사업은 전작권 전환 조건 중 특전사와 항공작전지원단의 연합작전 능력 평가에 영향을 끼친다.
미국 정부가 보낼 LOA를 수락하고 관련 장비의 전력화를 완료하면, 특전사·항공작전지원단의 전작권 전환 임무수행능력(FMC)을 충족할 수 있다.
특전사도 폭격 유도 시 암호화 통신방식이 내년에 변경되므로, 공지통신무전기 전력화 시점을 2028년에서 1년 앞당겨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저가형 미사일 등장하나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육군의 미사일 전력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계기로 미사일 운용개념 등에 변화가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군도 기존 현무 계열 미사일 위주의 전력 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는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 국정감사에서 저가형 미사일 소요를 제안할 방침을 밝혔다.
저가형 미사일의 개발·배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무 계열 미사일 중심의 전력 구조에서 벗어나 저가형 미사일 확보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미사일을 싸게 만드는 것은 성능을 낮춘다는 의미가 아니다.
공격·방어 간 비용 비대칭을 아군에 유리하게 만들고, 장기전을 버틸 탄약 재고를 확보하면서 생산 속도를 전략적 자산으로 삼으려는 의도다.
공격측 무기가 저렴하면 더 많은 양을 투사할 수 있다.
방어측은 요격 재고와 예산을 빠르게 소진한다.
이란 전쟁 초기 이란의 자폭드론·미사일 공격에 아랍 측 요격 미사일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어든 것이 대표적이다.
고가의 미사일은 단기간 내 대량 생산이 어렵다. 따라서 재고가 적다.
AI 발달로 과거보다 훨씬 많은 표적을 식별·타격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는 치명적이다.
신속하게 대량생산된 저가형 미사일로 일반 표적을 타격하고, 고가의 미사일은 고가치 표적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목받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FP-5 플라밍고 미사일이 대표적이다.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FP-5는 옛소련 터보팬 엔진을 재활용하고 탄소섬유 동체를 6시간 만에 만든다. 소프트웨어는 오픈 소스에 기반한다. 가격은 1발당 약 50만 달러다.
한반도 유사시 우리 군이 타격해야 할 북한 내 표적은 수천개로 알려져 있다. AI로 표적을 식별하면, 그 숫자는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다. 북한의 기만책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존보다 더 많은 미사일 재고가 필요하나, 비용이 문제다.
저가형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신속하게 미사일 재고를 채울 수 있다.
또한 장기전 국면에서도 북한 내 표적들을 지속적으로 정밀타격할 수도 있다.
육군은 대드론 등에서 우크라이나·이란 전쟁의 교훈을 반영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저가형 미사일에 대해서도 내부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