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계에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늘어날수록 사업체의 인력 부족이 의미 있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다가 (일)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한 발언과 다른 결과다.
양준석 대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장윤섭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연구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제조업 인력 부족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1일 보면, 연구진은 고용노동부의 2021∼2024년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에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부족 인원을 취합하고,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의 외국인 근로자 근무 현황을 사용해 외국인력 수를 집계했다.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이 논문은 올해 한국경제학회에 실렸다.
연구진은 경기 상황이나 인력 수요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 고용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외국인 근로자 증가가 직접 제조업체의 인력 부족을 줄인 효과를 분석했다. 이어 지역별 추세 등을 반영한 추가 분석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 추정 결과의 신뢰성을 검증했다.
분석 결과 외국인 근로자 수가 1000명 늘어나면 국내 제조업 업장에서 부족한 인원이 934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효과가 컸다. 10∼29인 기업규모에서 외국인 근로 인원이 1000명 증가할 경우 385명의 부족 인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251명, 30∼99인 사업장은 138명, 100∼299인 사업장은 123명이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36명으로 효과가 가장 작았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난 완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인력 확보에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며 “외국인 노동 유입 정책이 중소 제조업체의 미충원 수요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일정 부분 충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소규모 기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의존 효과가 큰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기업은 내국인 고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낮은 기술이 요구되는 특정 직무의 비용절감 등을 위해 선택적으로 외국인을 활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소규모 기업은 낮은 임금 수준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만성적인 내국인 구인난을 겪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 근로자를 사실상 내국인 근로자의 대체인력으로 활용하며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농축산 업계의 내국인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로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다가 (일)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임금을) 전부 다 송금하니까”라고 했다.
이후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에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노총은 “이주노동자를 ‘송금 기계’로 헐뜯고 차별을 정당화한 혐오 발언”이라고 규탄했고,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혐오 발언을 즉각 사과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