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대결 전선이 국정감사에서 입법·예산 전쟁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헌법상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12월초)을 앞두고 예산 심사와 함께 입법 국회가 본격화되면서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멈춰 선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리기 위한 담대한 미래 투자"라며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산성 정체로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는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묻지 마 식으로 발목만 잡을 것이 아니라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R&D 예산 삭감의 책임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미래를 걱정한다면 무조건적인 발목잡기와 정치적 선동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책임 있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도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미래대응기금을 '200조 포퓰리즘 자유이용권'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사실관계를 외면한 정치 공세"라며 "기금도 개별 사업을 담은 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해 사전 심의와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 예산안의 100대 문제 사업을 중심으로 총 30조원 규모의 지출 감액을 추진하겠다"며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4조원 전액을 국채 발행 축소에 활용해 국가채무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에서 일자리·소득과 생계·돌봄·국민 안전·청년을 테마로 한 '5대 해결 예산'을 준비했다며 장동혁 대표가 오는 3일 직접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 규모를 발표할 것이고 예고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내년 사업 130개 중 122개가 다년도 사업이고, 주요 항목 지출의 30%, 최대 약 13조 6천억 원은 국회 의결 없이 바꿀 수 있게 하겠다고 한다"며 "투자가 아니라 미래세대 앞으로 끊은 백지수표이고, 국회 심의 바깥에 세운 제2의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 與, 曺국조·조작기소 특검에 쟁점법안 추진…국힘, 필버 맞불 예고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은 5일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를 채택, 국조를 가동한다는 목표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 검찰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대장동 사건 등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도 이달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나아가 '공공 재개발 사업 시행자는 법적상한용적률의 1.3배까지 건축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시정비법 개정안, 민주화운동 사망·행방불명·부상자에 대한 예우로 의료·양로·요양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 처리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본회의 개최조차 아직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다며 일정과 상정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또 도시정비법의 경우 용적률 상향 혜택을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에만 국한하겠다는 여당안에 반대하고 있고, 유공자법은 민주유공자 개념과 인정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및 조작기소 특검법안은 절대 반대 입장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국조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사법부 탄압이고 명백한 삼권분립 위반", 조작기소 특검법안에는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공소 취소 빌드업"이라면서 각각 고강도로 비판해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쟁점법안, 국정조사 계획서, 조작기소특검법안 등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필요시 장외집회 여론전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올라오는 법안에 따라 필요하면 매주 본회의 때마다 필리버스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경우 이른바 살라미 전략으로 소수의 법안을 본회의 때마다 처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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