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엔 이미 반도체가 있다…“클러스터 지정, 최고의 선택”

SK하이닉스 등 101조원 …팹 가동·건설 동시에
생산액 전국 2위, 비수도권 유일 전·후공정 집적
수도권과 서남권 잇는 '패키징 거점' 등 강점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충북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을 자임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충북도청 전경. 충북도 제공

1일 충북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29일 반도체클러스터 지정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반도체클러스터 지정 등에 관한 운영지침’ 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앞서 입법 예고된 시행령에는 클러스터 지정 시 비수도권을 우대하고,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비의 50% 이상, 중요시설은 최대 100%까지 국가가 부담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역 균형 발전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방향이 맞물리면서 충북의 입지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충북이 내세우는 첫 번째 강점은 ‘이미 완성된 생태계’다. 우선 SK하이닉스·네패스·심텍 등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팹리스, 전·후공정과 테스트,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한데 모여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도는 “단순히 기업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투자하고 협력하는 기업과 기관이 이미 모여 있다”며 “비수도권 유일의 완결형 반도체 생태계”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에서 6개, 네패스 4개, 심텍 8개 등 시설이 이미 돌아가고 있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4년 충북의 반도체 생산액은 15조8000억원으로 전국 2위(비중 7.5%), 종사자는 1만4103명(8.6%)으로 역시 2위다. 2025년 수출액은 204억달러로 전국 4위, 비중은 11.8%에 달한다.

 

미래 투자는 더 크다. 도내 주요 6개사의 투자 계획을 합치면 101조원가량이다. SK하이닉스는 80조원 규모의 M17을 설계 중이며 내년 착공할 예정이고 20조원이 투입되는 P&T7은 이미 건설 중이다. 도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인 반도체 팹을 가장 빨리 완공하고 양산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실히 뒷받침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충북이 그리는 역할은 수도권과 서남권을 잇는 ‘패키징 거점’이다. 도는 수도권(제1생산거점)과 서남권(제2생산거점)에서 만든 반도체의 후공정(첨단패키징)을 맡는 거점으로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충청권을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방향과도 일치한다. 국토 중심부라는 지리적 이점에 청주공항까지 갖춰, 청주·이천·용인·평택·천안·아산 등 주요 생산거점의 수출물량을 처리하고 인천공항 물동량 일부를 분담하는 구상도 가능하다. 도는 이를 위해 민간 전용 활주로 확보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산업연구원 한 연구원은 “청주공항이 가까워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연계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하다”며 “충북은 비수도권 14개 시도 가운데 첨단산업을 포함한 제조업 총요소생산성이 가장 높아 같은 투자로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반도체 생태계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은 충북”이라며 “클러스터 지정에 매우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는 효율성도 강점으로 꼽는다. 수도권에 편중된 반도체 산업을 막대한 추가 예산 없이 기존 생태계를 활용해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기판·가스 등 소재·부품 기업이 다수 있어 공급망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고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도 필요량만큼 확보돼 있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구체적인 대상지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도는 조성이 끝났거나 예정된 산업단지 가운데 기반시설이 확보된 곳을 산단 단위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반도체 밸류체인과 물류, 팹 건설, 지정학적 위치를 모두 따져 보면 충북 지정이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