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보호자의 연령대도 넓어지고 있다. 이에 자신이 세상을 떠난 이후 혼자 남을 반려동물을 생각해 대비하는 신탁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보호자 사후 반려동물을 책임질 사람을 지정해 유산을 남기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동물권 단체 ‘도그스 트러스트 아일랜드’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려견 보호자의 54%가 자신이 먼저 죽을 경우 누가 개를 돌볼지 계획이 없었고, 22%는 아예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자신이 죽은 이후에 혼자 남겨질 반려동물에 대한 대응이 잘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죽은 이후 남겨진 반려동물에 대한 걱정도 크지만 함께 살 때 드는 병원비도 만만치 않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는 약 19만원으로 사료, 간식, 배변용품, 예방접종 등 기본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여기에 병원비가 더해지면 부담이 급증해 치료비는 별도로 103만원 수준이 들었다. 이에 신용카드 중 반려동물 병원비 할인을 주된 혜택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반려인(위탁자)이 KB국민은행(수탁자)과 신탁계약을 맺고 돈을 맡기면 살아 있는 동안은 본인이 수익자가 되지만 사후에는 미리 정한 반려동물을 맡을 사람이 수익자가 된다. 사후 수익자가 사망통지인도 겸한다. 반려인이 사망하면 사후수익자가 사망 확인 서류와 반려동물 건강진단서 사본을 은행에 내고 신탁재산을 받는다.
가입대상은 만 19세 이상 개인으로 유언 성격이라 대리 가입은 불가능하다. 대상 동물은 동물보호법상 등록한 개만 해당한다. 고양이는 현재 동물보호법상 등록 대상이 아니라 해당하지 않는다. 신탁기간은 10년으로 만기 시 1년 단위 자동연장이 된다.
위탁자가 사망할 때까지 동물등록증을 은행에 내지 못하면 신탁이 종료될 수 있고, 반려동물이 먼저 죽을 경우에는 신탁이 자동으로 종료한다.
미국 동물복지단체 베스트프렌즈동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보호소에 들어온 개와 고양이 약 474만마리 중 12.4%는 보호자의 질병이나 사망이 입소 사유였다. 보호자의 죽음으로 혼자 남겨지는 반려동물이 많은 만큼 신탁 등의 제도를 통해 이별에 미리 대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아프기 전에 미리미리… 병원 할인되는 카드로
KB국민카드의 ‘KB국민 펫코노미 카드’는 반려동물 업종에서 10~30% 청구 할인이 가능하고, 반려견 상해보장을 위해 단체보험 무료가입이 가능하다. 삼성카드의 ‘삼성iD PET카드’는 결제일에 동물병원, 반려동물쇼핑몰(삼성카드 쇼핑 ‘반려생활관’, 강아지대통령, 고양이대통령, 어바웃펫, 베이컨박스, 하림펫푸드, 놀로스토어)에서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의 ‘펫프렌즈 하나카드’는 반려동물 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와 제휴한 신용카드로 펫프렌즈몰 결제 시 5%, 그 외 국내 가맹점 0.5%를 청구할인해준다. 올해 6월 1일 출시됐고, 카드 등록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는 실적이 30만원 미만이어도 30만원 구간의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반려동물 등록부터 장례에 이르기까지 펫 라이프(Pet Life)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담은 ‘신한카드 The PET(이하 더펫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더펫 카드’는 전국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전용몰(어바웃펫, 핏펫, 강아지·고양이 대통령, 바잇미, 조공)에서 이용 시 30% 할인 서비스를 전월 실적에 따라 각각 월 최대 2만원까지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패턴을 감안해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전용몰의 할인 한도를 10% 단위로 변경하여 이용할 수 있는 ‘할인한도 DIY 서비스’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동물병원 할인한도를 160%로 높이고 반려동물 전용몰 할인한도를 40%로 낮추면 최대 할인한도가 3만2000원과 8000원으로 바뀌는 식이다. 동물병원 할인한도와 반려동물 전용몰 한도는 각각 최대 200%까지 늘릴 수 있다.
KB경영연구소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반려동물을 둔 가구는 591만가구, 반려동물을 기르는 한국인은 1546만명으로 총인구의 29.9%에 달한다. 반려동물 수는 763만마리(반려견 546만, 반려묘 217만)로 추산됐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날 수록 관련된 금융상품 역시 늘어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