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노병 세르주 가브리엘 아르샹보가 생전 소망에 따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전우들과 영면에 들었다. 70여년 전 목숨을 걸고 함께 싸웠던 전우들 곁에 잠들고 싶다는 마지막 바람이 이뤄졌다.
지난달 31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전용사 묘역에 안장된 6·25전쟁 참전 프랑스 노병 세르주 가브리엘 아르샹보 영정 및 묘비.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 제공
1일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에 따르면 전날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전용사 묘역에서는 아르샹보 참전용사의 안장식이 엄수됐다. 안장식에는 미셸 미라이에 주한 프랑스 대사대리와 강윤진 국가보훈부 차관 ,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 박수영 국회의원, 박재범 남구청장, 곽광섭 해군작전사령관 등 7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30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고인은 18세에 프랑스군에 입대해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전한 뒤 6·25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다시 참전을 자원했다. 1951년 10월 유엔군사령부 산하 프랑스대대 소속으로 한국에 도착해 철의 삼각지대와 철원 서쪽 등에서 복무했다. 특히 1952년 7월 티본(T-Bone) 전투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당시 진지의 주인이 일곱 차례나 바뀔 정도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전투가 끝난 뒤에는 전우들의 시신을 직접 수습해야 했다. 그는 전우를 대신해 경계근무를 선 뒤 복귀하자마자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 포탄이 떨어져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용맹함을 인정받아 여단급 표창과 프랑스 정부의 해외작전 전쟁십자훈장 동성장을 받았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1980년대부터 프랑스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활동에 참여해 추모행사에 참석했으며, 한국에서 전사한 전우들이 잠든 유엔기념공원에 자신도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