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사상 최대인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여야의 대결 전선이 국정감사에서 예산 정국으로 옮겨붙었다. 이재명정부 3년 차를 앞두고 국정 성과 창출이 시급한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예산안 사수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재정 건전성을 내세워 ‘134조원 삭감’을 예고하며 맞섰다. 특히 162조원 규모로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의 운용 방식과 국회 통제 문제를 놓고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여야에 법정 시한 내 처리를 위한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與 미래대응기금 원안 사수 총력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12.8%) 늘었다.
◆野 30조 감액·국채 발행 축소
국민의힘은 선심성·포퓰리즘 예산을 막는다며 100대 문제 사업을 정조준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 예산안의 100대 문제 사업을 중심으로 총 30조원 규모의 지출 감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이 내건 ‘134조원 삭감’에는 개별 사업 감액 26조9000억원과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의 국채 발행 축소 활용, 이에 따른 이자 절감 추산액 약 3조원이 포함돼 있다.
국민의힘은 신고 포상금 예산이 올해 324억원에서 내년 2546억원으로 8배 가까이 늘어난 것을 ‘국민 감시’ 예산으로 규정했다.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약 82억원과 중대범죄수사청 특활비 약 42억원도 삭감 대상으로 꼽았다.
미래대응기금에도 대폭 손질을 예고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4조원 전액을 국채 발행 축소에 활용해 국가채무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기금의 국회 통제 문제도 따져 묻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기금 내년 사업 130개 중 122개가 다년도 사업이고 주요 항목 지출의 30%, 최대 약 13조6000억원은 국회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대응기금은 투자가 아니라 미래세대 앞으로 끊은 백지수표이고, 국회 심의 바깥에 세운 제2의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지방교부세 재원 감소 가능성과 전남·광주 통합 지원 3조5000억원의 지역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대신 일자리·소득 및 생계·돌봄·청년·국민안전 등 5대 분야의 예산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사업과 규모는 3일 장동혁 대표가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