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패 행진’ 마침표 찍은 SK… ‘S더비’서 90-76 완승으로 5연승

KBL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 세운 삼성, 9경기 만에 첫 고배
SK 안영준·워니·힉스 고른 활약…오재현은 3쿼터 12점 폭발
잠실학생체육관 만원 관중 운집…서울 라이벌 맞대결 열기 후끈

[잠실=권준영 기자] 서울 SK가 서울 라이벌전인 ‘S더비’에서 개막 9연승을 달리던 서울 삼성을 꺾고 5연승을 질주했다. 한국농구연맹(KBL)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우며 거침없이 달리던 삼성의 무패 행진에도 제동을 걸었다.

 

SK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90-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은 만원 관중이 들어차 경기 내내 양 팀 팬들의 뜨거운 응원과 함성으로 달아올랐다. 서울을 연고로 둔 두 팀의 맞대결답게 관중석에서도 팽팽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프로농구 서울 SK 오재현이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삼성의 개막 9연승은 종전 기록인 8연승을 넘어선 KBL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이었다. 올 시즌 삼성은 경기당 평균 86.2점을 넣고 78.3점을 내주며 공수 양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83.3실점을 허용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내줬지만, 이번 시즌에는 실점을 줄이는 동시에 공격 효율도 끌어올렸다. 팀 야투 성공률은 지난 시즌 43.8%에서 올 시즌 50.9%로 뛰어 리그 선두를 달렸다.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전 삼성의 달라진 경기력을 기본기에 충실한 농구에서 찾았다. 전 감독은 “삼성은 특별한 다른 액션을 쓰는 것도 아니고 정말 기본적인 농구를 한다. 기본적인 움직임을 충실하게 잘 이행하고 있으면 상대 팀들이 거기에 계속 당한다는 걸 보여주는 팀”이라며 “상대하기 굉장히 어려운 팀”이라고 말했다.

 

프로농구 서울 SK 아이제아 힉스가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특히 케렘 칸터의 공격 위치 선정을 주목했다. 전 감독은 “칸터의 위치 조정이 굉장히 좋아졌다. 그 위치 조정으로 국내 선수들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선수들의 마인드도 달라진 것 같다. 김상식 감독의 진심을 선수들이 느끼고 훈련에 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상식 삼성 감독도 연승의 원동력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을 꼽았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처음 부임했을 때와 비교하면 선수들의 자신감이 가장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은 자신감이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항상 위기라고 생각하고 걱정해야 한다. 언제 또 이렇게 치고받을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연승에 들뜨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SK는 경기 전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경기당 평균 87.4점을 올리는 등 공격력을 과시했다. 안영준과 자밀 워니, 아이제아 힉스가 득점을 이끌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구성에 변수가 있었다. 데릭 윌리엄스가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크리스 맥컬러가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칸터에게 득점과 골밑 공격을, 맥컬러에게 수비와 리바운드를 맡기는 구상을 밝혔다. 경기 전 평균 26.8점을 기록하던 칸터의 득점력도 삼성의 연승을 뒷받침한 핵심 요소였다.

 

프로농구 서울 SK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88-71으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리던 SK는 연승을 5경기로 늘렸고, 삼성은 개막 9연승 뒤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1쿼터 초반 주도권은 삼성이 잡았다. 칸터가 연속 3점슛을 꽂고 고탕도 외곽포를 보태며 12-6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SK는 안영준의 연속 득점과 외곽포, 힉스의 3점슛을 앞세워 추격했다. 쿼터 막판 역전에 성공한 SK는 26-23으로 첫 쿼터를 마쳤다. 안영준이 12점, 힉스가 9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삼성에서는 칸터와 고탕, 맥컬러가 각각 6점을 기록했다.

 

2쿼터에는 SK가 골밑 공략을 앞세워 격차를 벌렸다. 이근휘의 3점슛으로 삼성이 28-28 동점을 만들었지만, SK는 워니의 연속 득점과 힉스의 덩크슛으로 다시 앞서갔다. 삼성은 패스 실수가 잇따르며 공격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SK는 워니가 전반 종료 직전 3점슛까지 성공시키며 51-35로 전반을 마쳤다. 2쿼터 SK의 2점슛 성공률은 71%(14개 중 10개)에 달했지만, 삼성은 44%(9개 중 4개)에 그쳤다. 삼성은 3점슛도 9개를 던져 1개만 성공했다.

 

프로농구 서울 SK 아이재아 힉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3쿼터에는 SK가 공격 효율과 외곽포에서 삼성을 압도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쿼터 득점은 SK가 26-15로 앞섰고, 3점슛 성공률도 SK 66.7%(6개 중 4개), 삼성 16.7%(12개 중 2개)로 큰 차이를 보였다. 팀 야투 성공률 역시 SK가 62.5%로 삼성의 28.6%를 크게 웃돌았다. 오재현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쿼터에만 12점을 몰아넣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SK는 62-43까지 달아났고, 삼성은 패스 실수가 이어지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삼성이 67-50까지 따라붙었지만 오재현이 연속 3점포를 터뜨리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SK는 3쿼터 종료 시점에 77-50, 27점 차 리드를 잡으며 승기를 굳혔다.

 

4쿼터에도 SK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한때 31점 차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굳힌 SK는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삼성은 뒤늦게 3점슛을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지만, 크게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SK는 경기 막판까지 리드를 지키며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