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시장의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는 매출과 투자액만이 아니다. 시설을 얼마나 지었는지, 실제 이용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투입한 돈이 운영 과정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파크골프 시장이 대표적이다. 전국 곳곳에 대형 구장이 들어서며 지자체 투자액은 수천억원대로 불어났다. 그러나 이용 수요와 운영 수익, 유지·보수 비용까지 들여다보면 시장의 성장세와 공공투자의 성적표 사이에는 간극이 드러난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전국 지자체에서 제출받은 ‘파크골프장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파크골프장은 832곳으로 집계됐다. 운영 중인 시설은 665곳, 조성 예정 시설은 166곳, 운영 중단 시설은 1곳이다. 운영 구장은 2024년 405곳에서 2년 만에 260곳(64.2%) 늘었다. 2025년 이후 준공됐거나 조성이 예정된 시설도 373곳에 달한다. 2025년 준공 110곳, 2026년 준공 97곳, 향후 조성 예정 166곳이다.
시장 확대에 투입되는 자금도 커졌다. 373곳 가운데 사업비를 제출한 337곳의 조성공사비는 9136억원이었다. 재원별 금액이 확인된 8967억원 중 지방비가 8433억원(94.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비는 534억원(6.0%)에 그쳤다. 사업비 제출 시설 기준 한 곳당 평균 조성공사비는 약 27억1000만원이다.
구장 대형화도 투자액을 끌어올리고 있다. 2025년 준공 시설의 평균 조성비는 18억4000만원이었지만 조성 예정 시설은 38억4000만원으로 2배 이상 높았다. 평균 홀 수도 16.8홀에서 21.9홀로 늘었고 36홀 이상 대형 구장 비중은 12.7%에서 21.2%로 상승했다. 100억원 이상 사업은 11곳이다. 울산 언양체육공원 파크골프장이 439억원으로 가장 컸고 충남도립 파크골프장 290억원, 강원 홍천 태학리 파크골프장 189억원 순이었다.
신규 조성 규모는 수도권 79곳, 호남권 67곳, 대구·경북권 63곳, 동남권 62곳, 충청권 46곳, 강원권 44곳, 제주권 12곳이다. 기존 구장 수 대비 증가율은 제주 150%, 강원 122%, 수도권 114%로 높았다.
공급 확대에 걸맞은 수요 관리가 이뤄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2025년까지 개장한 568곳 가운데 183곳(32.2%)은 지난해 연간 이용자 수를 파악하지 못했거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용자 수를 제출한 시설 중에서도 17곳은 ‘일평균 400~600명’, ‘3만여명’, ‘1000명 추산’ 등 추정치를 제시했다.
반면 2024년과 2025년 이용자 수를 모두 제출한 273곳의 연간 이용객은 1259만명에서 1555만명으로 23.5% 증가했다. 이용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시설별 실적 관리에는 빈틈이 남아 있는 셈이다.
박정현 의원은 “파크골프가 어르신들의 대표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자체마다 수백억원을 들여 경쟁적으로 구장을 짓고 있지만, 운영 중인 3곳 중 1곳은 이용자가 몇 명인지도 모르고 장애인 혜택은 4곳 중 1곳에 불과하다”며 “양적 확대에 급급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용료 정책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운영 구장 665곳 중 무료 시설은 467곳(70.2%), 유료 시설은 167곳이었고 31곳은 요금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 유료 시설의 성인 1회 평균 요금은 관내 주민 기준 평일 3655원, 주말·공휴일 3872원이었다. 관외 주민은 각각 5072원, 5293원으로 관내 주민보다 약 1.4배 비쌌다.
관내 주민에게는 무료지만 타지역 주민에게 요금을 받는 시설도 24곳이었다. 권역별 무료 운영 비율은 제주 100%, 대구·경북 87.1%, 수도권 53.9%, 강원 50.9%였다. 부산·대구·대전·제주는 운영 구장 모두 무료였지만 광주는 13곳 전부 유료였다. 전북 익산시는 2025년 11월부터 시민에게 3000원, 타지역 주민에게 6000원을 받기 시작했고 서울 노을공원 파크골프장은 성인 요금을 4000원에서 8000원으로 올렸다.
장애인 이용 혜택도 충분하지 않았다. 요금 감면이나 우선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시설은 176곳(26.5%)에 그쳤다. 384곳(57.7%)은 별도 혜택이 없었고 105곳은 관련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 광주는 13곳 중 12곳(92.3%)에서 혜택을 제공했지만 대구는 40곳 중 1곳(2.5%), 부산은 21곳 중 1곳(4.8%), 전남은 55곳 중 8곳(14.5%)에 불과했다.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은 13곳이며 일반 구장 안에 별도 전용 구장을 마련한 곳은 5곳으로 모두 18곳이다.
시설을 지은 뒤 들어가는 운영비도 적지 않다. 2025년 운영비를 제출한 423곳의 총액은 462억원으로 시설당 평균 약 1억900만원이었다. 2024년 운영비 제출 시설 296곳의 평균은 9452만원이지만 표본 수가 달라 두 수치만으로 연간 증감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익금을 제출한 131곳의 총액은 95억원이었다. 운영비와 수익금을 모두 제출한 115곳을 보면 수익금은 86억원, 운영비는 228억원으로 자체 수익금 충당률은 37.7%였다. 수익금과 운영비의 차이는 142억원에 달했다. 수익금이 운영비 이상인 시설은 21곳뿐이었다. 공공체육시설인 만큼 수익성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조성비뿐 아니라 매년 투입되는 인력·시설 관리비도 투자 성과를 따질 때 고려해야 한다.
입지에 따른 추가 비용도 살펴볼 대목이다. 신규 조성 시설 중 하천부지 이용 여부를 제출한 325곳 가운데 132곳(40.6%)이 하천부지를 활용했다. 기존 시설의 하천부지 점용 비율은 50.9%였다. 신규 구장은 대구·경북권의 60.8%, 충청권의 52.3%가 하천부지를 이용했다. 시·도별로는 광주와 대전이 각각 80.0%, 충북 77.8%, 대구 71.4%로 높았다.
하천부지 활용은 풍수해에 따른 복구 비용과도 맞물린다. 2022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전국 파크골프장에서 발생한 풍수해는 165건, 복구비는 70억2000만원이었다. 연도별 복구비는 2022년 8억8000만원, 2023년 16억3000만원, 2024년 7억2000만원, 2025년 7월까지 37억9000만원이다. 2025년 7월까지 발생한 복구비는 전체의 54.0%를 차지했다. 충남은 29건에 23억여원, 서울은 26건에 9억여원이 투입됐다. 당시 전국 파크골프장 509곳 가운데 258곳이 하천부지에 자리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요금 감면·우선 이용·접근성 기준을 담은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행정안전부는 지방재정 투자심사 단계에서 이용 수요와 운영비 부담, 하천 입지의 안전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