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만의 문제가 아니었다…교수·직원도 마음이 아픈 대학

전북대 윤명숙 교수팀, 대학 구성원 1549명 정신건강 조사
교수 자살 생각·시도 경험률 가장 높아, 직원은 우울·스트레스 취약
“대학 공동체 전체 아우르는 마음건강 안전망 필요”

대학의 마음 건강 문제는 흔히 학업과 취업 부담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고민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와 대학 운영을 뒷받침하는 직원들도 마음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오랜 연구와 강의, 행정 업무에 따른 부담과 성과 압박, 고립된 근무 환경 등이 대학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대학의 마음 건강 안전망을 학생 중심에서 교수와 직원까지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북대 윤명숙 대외취업부총장(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의뢰로 수행한 ‘대학 구성원 정신건강 지원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2025년 7월부터 12월까지 전국 4년제 대학의 대학생 824명, 직원 408명, 교수 317명 등 모두 1549명을 조사했다.

 전북대 윤명숙 대외취업부총장(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교수들의 자살 관련 경험률이다. 교수 응답자의 자살 생각 경험률은 14.9%, 자살 시도 경험률은 7.9%로 세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직원은 각각 13.8%와 3.2%, 대학생은 7.9%와 2.0%였다. 학생의 학업과 진로를 지도하는 교수들 역시 정신 건강 위기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교수들의 어려움은 개인의 심리적 부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강의와 연구, 행정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데다 성과 압박까지 짊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조 인력 없이 여러 업무를 홀로 처리해야 하는 고립적인 근무 환경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와 교육에 전념해야 할 교수들이 조직 안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원들은 우울과 스트레스에서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우울 점수는 7.9점, 심한 스트레스군 비율은 60.8%로 세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학 운영과 학생 지원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마음 건강이 흔들리면 대학 행정과 교육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어려움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

 

연구진은 집단별 위험 특성에 맞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대학생에게는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체계를, 직원에게는 우울과 스트레스 관리 지원을, 교수에게는 고위험 상황에 대응하는 위기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구성원에게 같은 방식의 상담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업무와 환경을 고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대학 정신 건강을 학생 개인의 적응이나 상담·복지 차원에 한정하지 않고 교수와 직원까지 포함한 대학 공동체의 과제로 다뤘다는 데 눈길을 끈다. 마음 건강 문제를 개인의 인내와 책임에 맡기기보다 대학의 조직문화와 업무 환경, 지원체계 전반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과제를 던졌다.

 

연구책임자인 윤명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학의 마음건강 안전망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학생을 지원하는 교수와 직원의 마음건강까지 함께 돌보는 방향으로 대학 정신건강 범위를 넓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