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매달 253만원 꽂히는데…‘평생 월급 효과’ 주택연금 가입 망설이는 이유

‘주택연금’ 신규 가입률 2% 턱걸이
집값 상승 기대·자녀 상속 부담에 가입 주저
“실질적인 인센티브 확대해 문턱 낮춰야”

올 2월 주택연금 개선 방안이 발표되면서 신규 가입자 수가 증가했지만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이 가입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후 정산과 상속 구조 등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과 오해도 가입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AI 이미지.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16만2498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가입 대상 가구 수(773만 가구)를 대입했을 때 가입률이 약 2.1%로 2007년 주택연금 출시 이후 올해 처음으로 가입률 2%를 넘길 전망이다. 

 

주택연금 가입 대상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이다. 집값 상승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가입 대상 수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 수는 최근 수년간 연간 1만4000명 안팎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규 가입자는 2022년 1만4580명, 2023년 1만4885명, 2024년 1만4670명, 2025년 1만3925명이었다. 반면 올해는 8월까지 1만2427명이 가입해 8개월 만에 전년도 연간 가입자 수에 근접했다.

 

주금공은 초기 보증료를 내리고 월 수령액을 늘린 주택연금 개선방안이 지난 2월 발표되면서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60세 기준 주택가격 5억원이면 월 105만원…12억원은 253만원

 

매달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부모의 나이와 집값에 따라 달라진다. 가입하려면 부부 중 한 명이 55세 이상이고 부부가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12억원 이하여야 한다. 공시가격 등은 가입 자격을 판단할 때 활용하고, 실제 월 지급금은 한국부동산원 시세나 KB 시세, 감정평가액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부부라면 나이가 적은 배우자를 기준으로 월 지급액을 계산한다. 일반주택에 종신지급방식 정액형으로 가입하는 경우, 주택가격이 5억원이고 부부 중 나이가 적은 배우자가 60세라면 매달 약 105만3000원을 받을 수 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263만6000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주택가격이 12억원이라면 월 지급금은 약 252만8000원으로 늘어난다.

 

주택가격이 5억원인 경우 나이가 적은 배우자의 연령에 따라 월 지급금은 55세 78만원, 60세 105만3000원, 65세 126만4000원, 70세 153만9000원, 75세 190만6000원, 80세 241만6000원이다. 가입 연령이 높을수록 기대 여명이 짧아지는 만큼 월 지급액이 커지는 구조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올해 3월부터 신규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월 지급금은 기존보다 평균 3.13% 인상됐다. 주택금융공사는 평균 가입 연령 72세, 주택가격 4억원을 기준으로 월 지급금이 기존 129만7000원에서 133만8000원으로 4만1000원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령과 주택가격에 따라 인상 폭은 다르다.

 

초기보증료 부담도 낮아졌다.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3월부터 초기보증료율을 주택가격의 1.5%에서 1.0%로 내렸다. 5억원 주택을 기준으로 하면 초기보증료는 7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250만원 줄어든다. 반면 연 보증료율은 대출잔액의 0.75%에서 0.95%로 올랐다. 보증료는 대출잔액에 더해지는 방식으로 처리돼 가입자가 매달 별도로 현금을 납부하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주택연금은 집값이 오르더라도 가입 당시 산정된 월 지급금이 자동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가입자가 장수해 받은 연금과 이자·보증료 등이 주택 처분가격을 웃돌더라도 일반적으로 상속인에게 부족분을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 여전히 낮은 가입률…‘인지도 부족’에 집값 상승 기대도 걸림돌

 

주택연금 가입률이 일부 상승했지만 아직 미국(2024년 말 3.8%)의 절반 수준이고, 2007년 도입돼 약 20년 동안 운영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주택연금 가입률 저조 원인으로는 우선 낮은 인지도가 꼽힌다. 2025년에 발간된 KB 골든라이프 보고서에서는 33.4%가 ‘주택연금을 들어봤지만 내용을 모른다’고 답했고, ‘전혀 모른다’는 답변도 7.8%에 달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는 것도 주택연금 활성화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주금공은 “고령층은 주택연금 가입 후 집값이 오르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가입을 주저한다”며 “주택연금 월 지급금을 산정할 때 이미 주택가격 상승률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 등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자녀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도 걸림돌이다. 주금공은 “사망 후 정산 시 집값 상승분이 유족에게 상속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고 전반적인 상품 제도에 관한 오해도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의 상품으로 수도권 및 고가주택 보유 고령층의 수요를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주택연금을 활성화하기 위해 월 지급금을 추가로 인상하거나 주택가격 변동분을 연금 수령액에 반영하도록 개편하는 안 등 상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민수 의원은 “주택연금은 고령층의 주거 안정을 지키는 동시에 노후 빈곤을 해소할 수 있는 핵심 복지 안전망”이라며 “국민들이 집값 변동이나 상속에 대한 오해로 가입을 망설이지 않도록 수령액 현실화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확대해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